[영상] 세계 불교미술 걸작 92점 ‘젠더 관점’으로 재조명

2024.05.02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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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공개된 16세기 궁중숭불도의 일부분. 궁중 전각에 부처상을 봉안하고 제례를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기증컬렉션에 포함된 작품이다. 노형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눈을 그냥 떼기가 어렵다. 어둠 속 은은하게 빛나는 명작들의 터널 속을 지나가는 느낌이 지속된다. ‘다시 나타나는 여성’이란 들머리 문구와 석가모니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압축한 전남 송광사 성보 박물관의 팔상도(1752년)가 뒤이어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시의 성찬이 흘러가듯 펼쳐지고 있다. 1, 2층 공간에 나누어진 굽이치는 동선 통로를 통해 세계 최고의 불교미술 걸작들이 명멸하는 전례 없는 전시회다.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에서 지난 3월 말부터 열리고 있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만든 세계 최고 수준의 불교미술 명품 92점을 전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빌려와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해방 뒤 처음 고국 땅을 밟은 백제 미술 최고의 명품인 금동관음보살입상을 필두로 독일 쾰른박물관과 일본 후쿠오카 혼카쿠지에 있는 석가출가도와 석가탄생도, 고려시대 수월관음도, 충남 청양 장곡사 고려시대 불상 발원문이 전시됐다. 여기에 추사 김정희의 불교 경전을 옮겨쓴 추사체 글씨, 걸출한 여성권력자였던 문정왕후가 발원한 석가삼존도 등이 등장한다. 이밖에 일본 무로마치 시대 인생무상의 교훈을 일깨운 주검 썩는 그림인 ‘구상시회권’과 ‘아미타부처내영도’, 부처를 양육하는 그의 이모이자 최초의 여성 출가자인 대애도의 모습을 담은 14세기 원대의 ‘이모육불도’ 등 삼성 미술관의 힘이 아니면 한자리에 모을 수 없는 세계적인 불교미술 걸작들이 수두룩한 명작 잔치다. 1626년 조성된 송광사목조관음보살좌상의 복장물로 들어간 저고리. 당대 여인들의 간절한 발원을 담은 글귀들이 쓰여졌다. 노형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시는 동아시아불교미술을 사회문화적인 차원의 여성성, 즉 젠더라는 관점에서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표방했다. 기원후 1세기 부처의 가르침이 동아시아에 전해진 이래 여성은 불교를 지지한 옹호자이자 불교미술의 후원자 제작자로서 기여했다. “불교 속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였고 여성은 불교에서 무엇을 보았길래 이처럼 열렬히 귀의했던 것인가를 전시를 통해 살펴보겠다는 취지”라고 미술관은 전시장 패널에 적어놓았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란 전시 이름도 석가모니의 말씀을 모아놓은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에서 인용한 경구로 불교미술 속 여성의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내려고 부각한 것이다. 1부 ‘다시 나타나는 여성’에선 불교미술 속에 재현된 여성상을 인간, 보살, 여신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2부 ‘여성의 행원(行願)’은 불교미술 후원자와 제작자로서 여성을 조명했다. 이 전시는 자비의 화신으로 여성성을 드러낸 관음보살상과 관음상이 여성상으로 변신하는 모습, 석가의 모친과 이모의 모습을 다룬 불화 등을 통해 여성의 이미지를 초반부에 보여주려했다. 하지만 전시장 조명은 작품 보존 때문에 어두운 데다, 세밀하고 난해한 불화 중심의 도상을 오직 이어폰을 통한 설명에 의지해 풀어나가려다 보니 젠더에 대한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일반 관객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입체적인 형상의 불상 작품이 관음상 외에는 극히 적은 것도 한계로 비친다. 마지막 2부의 조선시대 여성 발원자에 의해 만들어진 불화∙불상∙복장 유물의 경우, 만든 경위에 대한 풍성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있는데 패널이나 교구재 등을 활용한 설명이 거의 없다. 작품 제목 정도만 붙은 탓에 이어폰 없이는 전시 주제나 기획의도를 체감하기가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16세기 조선초 문정왕후가 발원한 석가여래삼존도(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와 약사여래삼존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노형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불교미술에서 여성 발원자와 여성 창작자 등의 존재를 주제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지만, 명작들의 광채에 가려 여성의 기여와 존재적 의미를 큐레이팅에서 도드라지게 내세우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가상 제작공방과 카톡 가상 대화 등을 활용하면서 역대 최고의 미술사 기획전이라는 절찬을 받은 지난 2021~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선의 승려장인들’전과 관객 소통면에서 비교되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6월16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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