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맞고 4시간가량의 응급 수술을 받았던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피터 펠레그리니/슬로바키아 대통령 당선인]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몇 문장 정도입니다. 약물로 대단히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와 가슴에 총상을 입은 만큼 여전히 위중한 상태입니다.
총격범은 71세의 시인 유라즈 신툴라입니다.
수사 당국은 "명백히 정치적 동기에서 이뤄진 범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 특별검찰청 폐지 등 현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았던 게 암살 시도의 원인이라는 겁니다.
용의자는 지역에서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단체를 설립한 경력이 있습니다.
경찰은 주거지를 수색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하고, 부인도 구속했습니다.
[마일 루도빗/이웃]
"저처럼 멀쩡한 보통 사림이에요. (얼마 전) 함께 버스 타고 여행도 했는데 농담이나 하고 정치적인 얘긴 안 했습니다. 그가 벌인 일을 듣고 너무 놀랐어요."
슬로바키아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친러 대 반러, 친미 대 반미로 나뉜 극심한 정치 양극화 현상의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페테르 펠레그리니/슬로바키아 대통령 당선자]
"우리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싸우지 말자고 국민께 부탁드려야 합니다."
그러면서 언론과 야당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수타이 에스토크 내무부 장관은 "이 공격을 장려하고 복수를 부르짖은 사람들은 자중해야 한다"며 언론을 향해 "여기 있는 매체들도 힘과 영향력을 활용해 증오를 심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격 이후 정부는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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