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1세기 인해전술 ‘휴머노이드 로봇’…내년 양산체제 구축

2024.06.13 방영 조회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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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자동차 제조업체에 시범 투입된 중국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에스’. 유비테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워커, 나 내일 출장을 가야 하는데 옷 좀 개 줄 수 있니?” “물론이지.” “다 했어?” “응.” “워커, 이 검정 티셔츠엔 어떤 색 바지가 어울릴까?” “형식을 갖춰야 하는 데라면 검정 바지가 더 나을 것 같아.”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기업 유비테크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에스(Walker S)가 사람과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다. 워커에스는 2018년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시연한 워커 서비스 로봇을 기반으로 개발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 로봇엔 오픈에이아이의 챗지피티(GPT)와 비슷한 바이두의 생성형 인공지능 어니봇이 탑재됐다. 회사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워커에스는 사람과 짧지만 자연스런 대화를 나누고 사람의 요청에 따라 옷을 개고, 물건을 종류별로 나눠 원하는 곳에 옮기는 능력을 보여줬다.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을 선언한 중국에서 올해 들어 로봇 개발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여러 업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유튜브 채널에 새롭고 다양한 동작 능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모습이 마치 로봇 인해전술을 펼쳐 보이는 듯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과 발전에 관한 지도 의견’에서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춰 휴머노이드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줄어드는 노동력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현장으로는 제조업과 의료, 가사, 농업, 물류 분야를 꼽고 있다. 요즘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모양과 동작만 사람을 닮은 로봇에서 진짜 사람처럼 의사소통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한 단계 진화했다. 중국에서 이 분야 선두주자인 유비테크가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를 처음 선보인 때는 2018년이다. 이후 연구개발을 계속해 현재 4세대 로봇까지 나왔다. 워커에스가 투입될 첫 제조업 현장은 자동차다. 유비테크는 지난 2월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의 안후이성 허페이공장 조립라인에 워커에스를 시범 투입한 데 이어 최근 둥펑자동차 자회사인 둥펑류저우자동차와도 워커에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배치 시기와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워커에스는 일정 기간 훈련을 거쳐 자동차 조립라인의 보조 인턴으로서 안전벨트나 도어록, 헤드라이트 커버 등의 검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워커에스는 키 145cm, 무게 77kg이다. 한 번 충전에 최대 작동 시간은 2시간이다. 애스트리봇의 휴머노이드 로봇 에스원(S1)이 오이 껍질을 깎고 있다. 애스트리봇 동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이껍질 깎고 토스트 뒤집고 선전에 본사를 둔 스타더스트 인텔리전스의 자회사인 애스트리봇(Astribot)은 인공지능 로봇 도우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에스원(S1)은 집게 손가락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유연하고 정확하게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컨대 과도로 오이 껍질을 깎고 프라이팬을 들어 올려 토스트를 뒤집는가 하면 한 손은 병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오프너를 이용해 병뚜껑을 딴다. 디캔터에 와인 따르기, 다리미질, 옷 개기, 화분 물 주기 등 다양한 유형의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와인 잔 탑 아래에 있는 식탁보를 잔이 쓰러지지 않게 재빨리 잡아당기는 기술은 묘기 수준이다. 일각의 의구심을 의식한 듯, 영상 속의 동작은 실제 속도이고 원격 조종을 한 것도 아니라는 자막을 곁들였다. 회사는 이 로봇이 최고 초속 10m의 속도로 움직이고 한 팔로 최대 10kg 물체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누리집에 따르면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인 에스원을 개발하는 데 1년이 걸렸다. 회사는 에스원은 모방 학습을 이용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2024년에 상용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동영상에 비춰 보면 이 로봇은 상반신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지원(G1)은 최대 43개의 관절로 팔과 다리, 허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유니트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천만원대 보급형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는 지난해 말 선보인 에이치원(H1)에 이어 지난 5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국제로봇자동화 학술대회(ICRA)에서 보급형 휴머노이드 지원(G1)을 공개했다. 에이치원이 9만달러(1억2천만원)의 가격을 내세운 반면 지원은 1만6천달러(2200만원)로 이보다 훨씬 저렴하다. 회사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지원은 최대 43개의 관절로 팔과 다리, 허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동작 능력을 자랑한다. 에이치원에 비해 좀 더 인간에 가까운 얼굴과 손을 갖고 있다. 지원은 특히 팔과 다리를 접을 수 있도록 해 휴대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키는 127cm, 무게는 35kg이다. 초속 2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한 번 충전에 2시간 작동이 가능하다. 베이징 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는 전기만으로 구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을 발표했다. 지난 4월 열린 중관춘포럼에서 공개된 키 163cm, 무게 43kg의 이 로봇은 시속 6km의 속도로 걸을 수 있다. 공개 행사에서 톈궁은 경사면과 계단을 오르내리는 능력을 보여줬다. 중국 최초의 지역단위 로봇 개발 허브인 이 혁신센터에는 100여개 회사가 입주해 있다. 림스다이내믹스는 4족 로봇 더블유원(W1)을 휴머노이드처럼 두발 로봇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림스다이내믹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평지선 네 바퀴로, 계단에선 두 발로 림스다이내믹스는 4족 로봇 더블유원(W1)을 휴머노이드처럼 두발 로봇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평탄한 도로나 바닥에선 네 바퀴로 이동하다가 장애물이나 계단을 만나면 바퀴를 잠그고 몸을 세워 두발로 보행을 한다. 두발로 섰을 때의 키는 152cm다. 칭화대 연구진이 설립한 로봇이러(Robot Era)라는 업체는 만리장성 위를 걷는 ‘엑스봇-엘’ 동영상을 공개했다. 회사 쪽은 강화학습 방식의 훈련을 통해 울퉁불퉁하고 낯선 지형에서도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케플러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물류용으로 쓸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포러너’(Forerunner) 시리즈 3가지를 선보였다.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키 178㎝에 몸무게 85㎏ 으로 비교적 덩치가 큰 이 로봇은 외형상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을 닮았다. 지난해 말 생성형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GR-1’을 선보인 푸리에 인텔리전스는 1~2년 내에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은 노인 환자 등이 침대, 화장실, 휠체어에서 일어날 때 간병인의 보조 역할을 하는 용도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만리장성을 걷는 로봇이러의 휴머노이드 로봇 ‘엑스봇-엘’.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30년 휴머노이드 로봇 27만대, 7조원 시장 전망 중국에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붐이 일고 있는 데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공급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한 데 이어, 2022년엔 총인구마저 감소했다. 중국에서 산업용 로봇 도입이 크게 늘기 시작한 것이 바로 2010년대 중반부터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2년에 새로 배치된 중국의 산업용 로봇은 29만대로 세계 시장의 50%를 웃돌면서 9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로봇 밀도(노동자 1만명당 로봇 대수)는 2015년 세계 25위에서 2021년 세계 5위(392대)로 올라섰다. 중국은 2025년까지 로봇밀도를 500대로 높일 계획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 수요의 급증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유비테크 설립자인 저우젠 회장은 “스마트 제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첫 번째 대규모 응용 분야가 될 것이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공지능 시대의 노동자로 재정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자리에 붙박혀 한두 가지 작업만 수행하는 현재의 고정식 로봇팔에 비해 두 다리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훨씬 더 다양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과의 소통과 복잡한 업무 처리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첨단산업연구원(GGII)은 2030년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7만대, 380억위안(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 칩 공급업체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최근 “인공지능의 다음 물결은 지침을 이해하고 현실 세계에서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물리적 인공지능’”이라는 말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도래를 예상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오직 한겨레에서 볼 수 있는 보석같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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