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나흘 만에 사형이 집행됐고 신군부의 재판 개입 의혹도 있었습니다. JTBC의 탐사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10·26 재판의 육성 테이프를 모두 입수했습니다. 그동안 익숙하게 들었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검찰관 : 피고인께서 박정희 대통령 각하와 일행들을 살해한 사실이 있죠?]
[김재규 : 5·16 이후에 또 한 차례 혁명이 있었다]
[재판장 : 자랑입니까 지금? 법정을 충고하는 겁니까?]
누군가 재판을 조종하는 듯한 목소리도 담겼습니다.
[쪽지방 : (김재규가) 영웅이네, 영웅. 나중에 휴정할 때나 하지 지금은 건드릴 수가 없어, 지금.]
과연 누구의 목소리였을까요? 봉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측근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건.
[전두환/합동수사본부장 (1979년 10월) :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대통령이 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허욕이 빚은 사건…]
10·26은 내란 목적의 집권 쿠데타란 겁니다.
당시 주동자들은 군사재판을 받았습니다.
방청 제한, 언론 검열로 자세한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사건 40년 만에 1심과 2심 재판을 모두 녹음한 테이프를 입수했습니다.
[김재규/전 중앙정보부장 : 저는 정치를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그렇게 하고 김계원 실장을 이걸로 툭 치면서 각하 똑똑히 모시시오 하고 권총을 뽑았습니다. 이 버러지 하면서 첫 발이 나갔습니다.]
남산 중정의 부하들도 나옵니다.
[이기주/전 중정식당 경비원 : 제가 해병대 출신이고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 또 과장님이 나를 그만큼 신임했는데 내가 과장님 상관의 명령을 거역할 수가 있는가.]
총 53개, 128시간 분량의 녹음 테이프에는 사건 관계자 30여 명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재판 도중 이상한 목소리가 겹쳐서 들립니다.
[띵동, 띵동(초인종)]
[띠리리링(전화벨)]
[김재규 말이 잘 녹음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