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시간당 1만 3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인상률은 지난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적지만,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었다는 상징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과 회의 불참, 또 투표 거부 속에 노사 합의는 불발됐고 공익위원들의 투표로 사실상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모습이 올해도 반복됐습니다.
첫 소식,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1일) 오후 3시부터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는 예상과 달리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계속됐습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4차 수정안까지 제시했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오늘 새벽 1시쯤 공익위원들은 '1만~1만 290원'이라는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했습니다.
이 안에서 양쪽의 최종안을 내라는 뜻입니다.
올해 최저임금보다 1.4~4.4% 오른 수준이었습니다.
민주노총 소속 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퇴장했습니다.
[이미선/민주노총 부위원장 : 물가 폭등에 따른 물가 상승률 등락 그리고 실질임금이 2년째 계속 하락된 것인데 이것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심의촉진구간이 제시된 것에 유감입니다.]
한국노총 측 위원과 경영계 위원들의 낸 최종안을 표결한 결과, 14대 9로 경영계 최종안 1만 30원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번에도 9명의 공익위원 투표가 결과를 좌우한 겁니다.
1988년 최저임금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게 됐지만, 인상률 1.7%는 역대 두 번째로 낮습니다.
경영계는 이 수준에도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류기정/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 : 한계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의 어떤 처지를 보면 동결 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해서 매우 아쉽고요.]
올해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선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투표에 부쳐지자, 민주노총 측 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고 투표용지를 찢으며 저지했고, 경영계는 이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안은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다음 달 5일까지 확정, 고시됩니다.
내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301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박진수, 디자인 : 홍지월·임찬혁)
▶ '을 대 을' 갈등 유발…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선해야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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