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콜센터에서 정식으로 일하기 전 교육을 받는 사람들을 콜센터 업체가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로 분류를 해왔습니다.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부린 건데 여기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보도에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40대 김 모 씨는 올해 초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은 콜센터 업체에서 2주 동안 직무 교육을 받았습니다.
매일 오전 9시 반부터 하루 7시간 교육을 받으면서 '교육비' 명목으로 일당 3만 원을 받았습니다.
사업소득세 떼고 2주 교육 후 받은 돈은 29만 100원.
콜센터 업체가 교육생들을 개인사업자로 간주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준 것입니다.
[김 모 씨/콜센터 근무 : 말장난이라고 느꼈던 것이 그냥 일반 기업들의 입사 초기 수습사원 교육과 다를 것이 없는데, '교육비'라는 명목으로 하루에 3~4만 원을 준다고 하면….]
이런 콜센터 용역업체들은 많습니다.
하루 3만 원에서 6만 원까지 '교육비'를 지급하고 일정 기간 전에 퇴사하면 이마저도 지급되지 않는다는 모집 공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 '교육 수료 실적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되는 콜센터 교육자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이후 24년간 콜센터 교육생들의 근로자성 여부는 쟁점이 됐고, 인정받지 못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향적인 시정 조치가 나왔습니다.
실제 교육 내용을 사용자가 정해 교육생은 거부할 수 없는 데다, 교육시간과 장소도 고정돼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콜센터가 교육생을 사업자로 간주해 적은 돈을 준 것은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56만여 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은성/노무사 : 형식, 계약서의 문구, 이런 거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직무랑 거의 유사하게 교육을 했는지' 이 부분을 중심으로 봐서 거의 최초로 (근로자성이) 인정됐다고 보는 거죠.]
콜센터 종사자들은 약 4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콜센터 교육생들에게 임금을 적게 주는 업계 관행이 바로잡힐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조수인·홍지월·강경림)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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