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SM 주가가 오를대로 올랐던 시점에 카카오의 당시 한 임원이 주식을 팔아 수십억 원 차익을 봤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 인수 경쟁에 나선 건 지난해 2월.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히자 7만원대였던 주가가 치솟기 시작합니다.
불과 며칠 뒤인 16일, 사모펀드 원아시아가 추격 매수에 나섰고 주가는 단숨에 13만원대로 급등합니다.
원아시아는 총 1100억원으로 16일뿐 아니라 17일, 27일에도 SM 주식을 사들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17일, 카카오그룹 한 임원이 SM 주식을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낸 거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과 증권사 직원 간 녹취록입니다.
이 부문장은 "아내 계좌에 있는 SM 주식을 오늘 13만2000원을 넘어가면 다 팔아달라"고 합니다.
"내가 팔다가 시간이 없다"며 "가격 넘어가면 거래량 보면서 잘 팔아달라"고 당부합니다.
이 부문장의 아내는 2022년 말 기준, SM 주식 약 6만7000주를 갖고 있었던 거로 파악됩니다.
이 부문장은 큰 차익을 낸 건 인정했습니다.
[이준호/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 {10억 이상은 차익 보셨어요?} 네네. 벌었습니다. 처음에 많이 번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공개정보를 활용했는지, 시세조종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부인했습니다.
[이준호/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 개인적인 상황이고. 이 일(시세조종)과 전혀 상관없는… {원아시아가 2월 16일, 17일 샀잖아요?} 그 상황은 제가 알 수도 없고요. 그 상황은 몰랐어요. {2월 17일이 고점이었거든요.} 그걸 알 방법도…]
이 부문장은 시세조종 혐의 외에도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 인턴기자 손은서]
정해성 기자 , 정재우, 김대호,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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