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에서 흘러들어온 지뢰 때문에, 지난 장마 기간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가 쉽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남쪽으로 그어진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에서 우리 국민들이 살고 있는 '민통선 마을', 들어가려면 군부대의 검문을 거쳐야 하는 곳이죠.
북한 지뢰 때문에 폭우 피해 규모조차 파악이 어렵다는 지역, 류현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방 한계선과 불과 4킬로미터 떨어져 외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통일촌입니다.
167세대 주민 대부분은 농민인데, 지난 폭우에 삶의 터전인 논밭이 통째로 뜯겨나갔습니다.
지난 1973년 정부가 마을을 만들 때부터 살았다는 이완배 씨도 이런 피해는 처음입니다.
[이완배/통일촌 이장]
"한 50년 됐지만 처음이에요. 여름에 농경지를 다 쓸어가고 벼가 다 없어진 데가 많죠."
지역 특산물 인삼을 키우는 곳도 딱 이틀간 쏟아진 600mm 폭우에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6년은 키워야 상품성이 높은데 3년도 안 돼 인삼들이 뿌리째 뽑혀 나갔습니다.
물길이 인삼밭을 그대로 관통한 모습입니다.
이 물길은 건너편 논을 덮쳐서요.
벼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20년째 인삼을 키운 전명수 씨는 이젠 남북 관계보다 기후가 더 걱정입니다.
[전명수/인삼 농민]
"기후 변화 때문에 그런데 하루에 100mm 오든 200mm 오든 24시간 안에 고르게 오면 괜찮은데 폭우니까 그때 이런 침수 현상이 나타나죠."
동쪽으로 12킬로미터 떨어진 옆 마을 해마루촌도 큰 피해를 봤습니다.
수해 전에는 시멘트로 잘 포장된 도로였는데요.
많은 양의 토사가 밀려오면서 지금은 수로를 완전히 막아버렸습니다.
복구 공사를 하려면 장비가 다닐 길부터 뚫어야 합니다.
[홍정식/해마루촌 이장]
"다니는 길이 제대로 돼야 하는데 길이 좀 많이 망가졌어요. 그래서 길 복구가 되면 그 이후에 이제 농로라든가 뭐 여러 가지를 또 볼 걸로…"
게다가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도 안 됩니다.
지뢰 때문입니다.
[이완배/통일촌 이장]
"위험해서 우리 지금 들어가지도 못하고 군에서 지금 빠른 시일 안에 이걸(지뢰) 탐지를 해준다고 그러는데…"
올해 장마는 끝이 났지만 이제부턴 태풍이 문제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복구 작업에 접경지 주민들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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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임혜민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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