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에서 배를 타고 30분. 한치가 잘 잡힌다는 일명 한치 포인트에 도착합니다.
집어등에 불을 켜고, 본격적으로 한치잡이에 나섭니다.
인조 미끼가 달린 낚싯대를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입질조차 없습니다.
[조재일/제주시 봉개동 : 지금 이 시간이면 그래도 좀 나와줘야 하는데, 아예 얼굴도 못 보는 상황이라서 많이 아쉽죠.]
출항 2시간 만에 겨우 잡은 한치 1마리. 6월부터 8월 사이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한치 대목으로 불리지만, 어민들은 올해처럼 잡히지 않는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김혜민/제주시 삼양동 : 이게 조업을 저희가 와서 해야 하나? 아니면 낚시하러 와야 하나? 이 마음이 들 정도로 너무 힘든 상황이에요. 지금.]
5시간 조업에서 잡은 한치는 10여 마리로, 평상시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예년 같으면 한치로 가득해야 있어야 할 어창에는 오징어가 절반 이상입니다.
본격적인 한치 조업철을 맞았지만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조업을 아예 포기하는 어선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3톤에 달했던 생물 한치 위판량은 올해 반 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오징어보다 다리가 짧은 한치가 서식하는 최적 수온은 24도 정도.
하지만, 본격적인 한치 조업 시기부터 수온이 크게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평년보다 2, 3도나 높은 30도에 육박합니다.
바다 수온이 2도 올랐다는 건, 육상의 10도 이상 상승폭과 맞먹는다는 얘기입니다.
어렵게 잡은 한치를 살리기 위해 어창에 얼음까지 집어넣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성승헌/선장 : 기온이 시작부터 너무 높게 올라서 수온이 31도, 32도를 유지한 지가 꽤 오래됐어요. 최근에 소나기 한 번 와서 기온이 1~2도 떨어졌지만 상황이 그렇게 썩 좋지 않습니다.]
계속된 폭염과 고수온 여파는 제주 바다의 풍경과 어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취재 : 정용기 JIBS,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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