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폭염이 우리 내수와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밖에 나가지를 않다 보니 내수는 더 위축되고 농산물도 잘 자라지 않아서 채솟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한낮 서울의 한 전통시장.
더위를 식히려 설치한 증발 냉방장치에서 미세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지만 온도는 39도를 넘어섰습니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지난해 여름보다 확연히 적다고 상인들은 말합니다.
[김성춘/상인 : 손님이 작년에 비해서 50% 정도는 준 거 같아요. 올해가 유난히 작년보다 덥잖아요.]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대표적 내수 지표인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 1년 전보다 2.9% 감소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에 장기간 폭염은 소비를 더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박혜란/상인 : 많이 안 오세요. 지갑을 안 열어요.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까 그렇죠. 물건은 항상 준비돼 있어요, 혹시나 (팔릴까) 하고. 그런데 역시나 예요.]
[황옥희/소비자 : 경제가 너무 어렵고, 덥기도 하고. 물가가 이제 비싸니까 될 수 있으면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먹으려고 하고.]
소상공인들은 체감 경기가 전달보다 더 나빠졌다 응답했는데, 주된 이유 중 하나가 폭염 등 날씨였습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 소비 자체도 위축되어 있고. 폭염 아니면 이제 또 비 (같은 이상기후가) 소비자들의 활동까지 당연히 제약을 줄 수밖에 없는 거죠.]
적상추와 시금치 등 채소류 가격이 한 달 사이 많게는 30%가량 뛰어 좀 진정되는가 했던 식품 물가가 추가로 들썩일까 염려됩니다.
[강귀임/상인 : 보편적으로 다 올랐어. 그런 데다가 이제 추석 돌아오잖아요. 원래 추석 돌아오면 오르거든.]
폭염이 농수산물 생육을 방해해 가격이 오르는 '히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건데, 이는 전 세계적 현상으로 폭염에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소비가 위축돼 세계 경제 성장이 0.8%P가량 위축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장성범·이종정)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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