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한방 먹인 우크라…러시아 협상 테이블 불러낼까

2024.08.14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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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 탱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2년 반에 가까운 러시아의 침공에 국토 곳곳이 유린된 우크라이나가 대담한 역습을 감행, 러시아 본토 일부를 점령하면서 종전을 위한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약 1천명의 병력과 서방제 전차, 장갑차 등을 동원, 자국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州)를 상대로 급습을 단행했다.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로 진입한 우크라이나군은 이후 1주일이 지난 13일까지 수십㎞를 전진하면서 74개 마을을 점령하고 1천㎢가 넘는 권역을 통제하에 넣었다고 밝혔다. 올해 내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땅의 면적이 1천175㎢라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분석에 비춰보면, 불과 1주일 만에 올들어 빼앗긴 땅 전체에 버금가는 면적을 손에 넣은 셈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군의 진입을 허용한 러시아는 부랴부랴 예비병력을 끌어모으는 등 대처에 나섰지만,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서 허를 찔린 까닭에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작전의 최종적 목표가 무엇인지와 관련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평화협상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화로 끌어내려면 이런 방식의 군사적 압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속내를 드러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3일 국영TV에 출연해 "러시아에 단순한 요구는 효과가 없다. 강압적 수단만 효과가 있다. 강압의 방법 중 하나는 전장에서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 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 진격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쿠르스크에서 나포돼 우크라이나로 옮겨지는 러시아군 포로 (수미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미주에서 러시아군 군복 차림의 포로를 실은 우크라이나군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 2024.8.13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도 같은날 "쿠르스크를 차지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면서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 회복에 빨리 동의할수록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빨리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푸틴이 전쟁수행을 계속하는 걸 그렇게 원한다면 러시아에 평화를 강요해야만 한다"는 최근 방송 연설과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채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이자 휴전을 중재하려 시도해 왔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20%가량을 점령 중인 러시아는 이같은 움직임에 점령지가 러시아 영토임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등 조건을 내걸었다. 반면, 우크라이나도 전쟁 전 국경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면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양측 간에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양국의 협상이 더욱 멀어졌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가 협상 우위를 위해 도발한 것이라며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원자력발전소 시설을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작년 6월에는 오른팔이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필두로 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무장반란을 일으켰고 이번에는 직접 관할해 온 러 연방보안국(FSB)이 국경관리에 실패, 우크라이나의 침공을 허용하는 망신을 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동안 강경대응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CNN 방송은 "그럼에도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젤렌스키와 푸틴 양쪽 모두가 (평화) 회담에서의 어떤 역할을 할지의 측면에서 이번 급습을 언급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미 지역에서 장갑차를 탄 채 이동 중인 우크라이나 병사의 모습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세에는 병력과 화력 우위를 앞세워 도네츠크 등지에서 야금야금 점령지를 넓혀온 러시아군 주력부대들이 본토 방어를 위해 후퇴하도록 만듦으로써 전선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티크히 대변인은 전했다. CNN은 이번 공세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러시아 정예가 철수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짚었으나, 우크라이나가 언제든 국경을 넘어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변수가 추가된 것만으로도 11월 미 대선 결과를 관망하며 소모전을 이어간다는 러시아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그것(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푸틴을 진정한 딜레마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도 예상 못 한 러시아 본토를 상대로 한 우크라이나의 이번 작전에 대한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은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작전이 "대담하고, 눈부시고, 아름다웠다"고 극찬했고, 동행한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엄청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중요한 다음 핵심 단계를 전개하기 위한 훈련을 지속하는 걸 잊지 말길 요청하고 싶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 단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밝히지 않았고,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계획에 따라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hwang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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