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터에서 숨지는 노동자들에 대한 집중보도, 저희는 오늘(28일)도 이어갑니다. 이번엔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다 숨진 또 다른 노동자 김민수 씨입니다. 김씨가 숨진 날의 작업 일지에는 작업을 잘 마쳤다고 고인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조작됐다는 지적에 담당 팀장은 관행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엉금엉금 기어야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통로.
현대중공업이 정비 중인 잠수함 내부입니다.
지난달 16일 여기서 일하던 45살 김민수 씨가 갑작스레 닫힌 철문에 끼였습니다.
열흘 동안 사경을 헤매다 숨졌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일 작업 일지엔 김씨가 작업을 잘 마쳤다고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에 담당 팀장이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현대중공업 담당 팀장 : (작업 전, 작업 후 서명을 미리 해 놓으셨다?) 임의로 서명을 해 놓은 겁니다. (누가 한 겁니까?) 팀장(본인)이 한 겁니다.]
이 같은 조작이 관행이라고도 했습니다.
[현대중공업 담당 팀장 : 전에도 서명이 다 안 됐거든요. 작업의무를 가르쳤다 보고 임의적으로 서명을 하는 거지.]
노조 측은 사측이 받지도 않은 안전교육을 받은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사측 내부보고서입니다.
김씨가 무전기 없이 작업하던 중 동료가 유압식 문을 닫았고, 표준작업지도서가 없었다고 돼 있습니다.
안전을 지켜줄 작업 지침도 없었던 겁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서류를 조작한 팀장을 정직시키고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 현대중공업 노조)
구석찬 기자 , 조선옥,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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