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8일) 밀착카메라는 받지 못할 문자를 계속 보내보기도 하고 들리지 않겠지만, 매일 안부를 묻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목숨을 잃은 서른여덟 명 노동자들의 가족들입니다. 내일이면 한 달이 지나지만 밝혀진 것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시간이 그날에 멈춰있는 이유입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새카맣게 불에 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출입금지를 알리는 띠가 곳곳에 둘러져있는데요.
지난달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의 물류창고 화재 현장입니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진상 규명도 안돼다 보니,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 유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시아버지를 잃은 전수진 씨, 집으로 돌아왔지만 일상으로 복귀하진 못했습니다.
[전수진/고 유지봉 씨 며느리 : 저희 신랑은 보험 설계사예요. 스케줄을 잡아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일을 하지를 못하더라고요. (어머님도) 다니던 직장에서는 일을 그만둔 걸로. 화장품 판매를 하시는데 이런 마음 상태로 누구한테 뭔가를 판매를 할 수가 있겠어요.]
시아버지는 배관 설비 전문가였습니다.
이천 현장에서의 작업을 끝으로 은퇴하려했습니다.
직접 지은 집에서 가족들과 여생을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전수진/고 유지봉 씨 며느리 : 은퇴하시고 가려고 지어놓고. 애들이 어리니까 물놀이 하라고. 구덩이 파서 물 끌어오면 되니까. 다 만들어 놓는다고.]
분향소에서 곁을 지키고 싶지만, 아이들 때문에 그러지도 못합니다.
[손녀 : (할아버지) 안 보면 속상해. 안 돼. (왜 안 되는데?) 가운동(할아버지 동네) 좋아.]
일부 유족들은 분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유족들이 모여있는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입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조의를 표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는데요.
유족들은 분향소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매일, 이 마흔다섯 계단을 오른다고 합니다.
적막감이 감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