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흔들리던 미국의 위상이 경찰의 폭력과 인종 차별로 한층 더 훼손됐다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한때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수호자 격으로 여겨졌으나 미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흑인 남성이 숨지는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시위와 이에 대한 경찰의 무자비한 대응이 이런 인식을 통째로 뒤흔든 것이다.
지난 주말 사이 미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고, 대학생들에게 테이저건을 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선 사실이 미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미 경찰의 만행이 전세계에 알려졌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들과 화상회의서 "제압해야 한다", "당신들이 제압하지 못한다면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공권력 개입 확대를 권장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며 충격을 더했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반응은 세계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 통치 아래 미국의 명성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고 FP는 보도했다.
한 유럽의 고위급 외교관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예상보다 빨리 소멸됐다"며 "미국의 군사적인 우위나 경제적인 영향력은 여전하지만 정치적인 여력이나 소프트파워는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교관은 이어 "이는 미국과 전통적인 가치로 연결되고자 매달렸던 전통적인 동맹국들을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영국으로 번진 '미국 흑인사망' 항의 시위
(런던 AP=연합뉴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leekm@yna.co.kr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같은 현대 자유주의 가치의 수호자로 간주됐던 미국의 뿌리 깊은 사회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매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 FP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