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추진" 무리한 개발사업에 혈세 줄줄…피해는 주민 몫
[앵커]
지자체 주도로 거액을 들여 추진하던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중도에 어그러지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면밀한 분석 없이 사업을 강행했기 때문인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떠안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삼각형 모양의 부지에서 진행되던 공사가 멈춰 섰습니다.
경남 합천군의 영상테마파크 호텔 공사 현장인데 민간 시행사 대표가 수백억 원을 가지고 잠적하면서 전면 중단된 겁니다.
손해배상 책임 소송에서 합천군이 패소하면서 300억 원의 빚 폭탄을 떠안게 됐습니다.
"현재로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피해를 가장 최소화하는 방안이라 생각했으며 관련 기관 및 자체 선임 전담 변호사의 자문 결과와 향후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합천군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21년 26억 원을 들여 건립한 속초 영랑호 부교는 3년 만에 철거 위기에 놓였습니다.
16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거제 거북선은 12년 만에 철거됐고, 강원 원주시가 54억 원을 주고 사들인 테마관광열차는 3년째 멈춰 있습니다.
모두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면밀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사업의 실패는 혈세 낭비는 물론이고 주민 갈등까지 초래해 그 후유증이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지자체가 장밋빛 미래만 기대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돌발 변수에 대응하지 못하고 절차적 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좋은 조건만 가지고 시민들에게 홍보하기보다는 우려, 장애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재정 자립도는 50%도 채 안 되는 상황.
피와 땀이 섞인 혈세를 보다 바람직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민들도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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