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러시아가 핵 보복 카드를 꺼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핵무기가 없는 나라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핵무기 사용 규칙인 '핵교리'를 개정했는데요.
최근 연일 남한을 향해 핵위협을 하고 있는 북한은 러시아보다 훨씬 더 완화된 핵무기 사용 규칙을 갖고 있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산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규정을 완화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기존에는 핵무기가 없는 나라에는 핵공격을 할 수 없었지만,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으로 보복할 수 있게 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공격이 가능해졌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지난 19일)]
"핵 억지력은 잠재적인 적이 러시아 연방에 대해 침략 시 보복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도록…"
북한도 2022년 9월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핵무력 법령'을 만들었습니다.
기본 원칙은 비핵국가들이 핵무기 보유국과 야합해 공격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뒤집어보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남한에 대한 핵공격도 가능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자신의 핵 독트린을 만들어서 세부화 시켰는데, 그 세부화시킨 내용들이 이번에 러시아가 수정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북한은 국가지도부와 핵무력지휘기구, 중요전략적 대상에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이 과거 언급한 적이 있는 지도부를 겨냥한 이른바 '참수작전'이나,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감지될 경우에도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핵보유국은 비핵국가를 상대로 핵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금기가 계속됐기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이 그것을 풀기 위해서 각각의 핵 법령과 핵교리에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조항을 집어넣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이죠."
러시아의 개정 '핵교리'는 어느 국가보다도 주관적이고 완화된 북한의 핵교리를 따라간 것으로, 양국 모두 자신들의 적대국을 지원하는 모든 국가로 위협의 대상을 확대하고 군사적 보복의 범위를 넓히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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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로 기자(s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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