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 온난화로 동해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바다 생태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동해안 최북단에서 열대 어종이 발견되는가 하면, 제주를 대표하던 난류성 방어가 동해안에서 훨씬 더 많이 잡히는 등 수산물 지도까지 바뀌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 아야진 바닷속.
납작한 몸통의 물고기 한 마리가 너풀거리듯 천천히 움직입니다.
박쥐를 닮아 '뱃피쉬'로 불리는 열대성 어종 '제비활치'입니다.
제비활치가 동해안 최북단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강대준 / 스킨 다이버 :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어 이게 왜 있지? 분명히 필리핀에 있어야 할 어종인데?', 그래서 동영상으로 담게 됐습니다.]
인근 바닷속 인공 어초에서는 아열대성 어종인 귀상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제주와 남해안에서 주로 보이던 파랑돔과 혹돔도 강원 동해안에서 잇따라 목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이 남쪽 바다 어종의 북상을 가속화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지난 55년간 지구 표층 수온은 평균 0.5도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동해는 1.82도나 올랐습니다.
가파른 수온 상승 때문에 수산업 지도도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제주를 대표하던 난류성 어종 방어는 지난해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만 톤을 넘어서며, 제주의 7배에 달했습니다.
반면, 동해안의 상징이던 오징어는 수온 상승으로 어장이 북상하면서 어획량이 20년 전과 비교해 무려 95%나 줄었습니다.
[김맹진 /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 : 수온 상승은 동해안에서 명태, 도루묵 등 한해성 어종의 감소 및 방어, 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의 증가에 영향을 주며….]
빠르게 변화하는 바다 환경에 대응할 수산 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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