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명태균 씨가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재작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 지상욱 원장의 의뢰로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한 정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 등에 대한 여론조사를 수행하고 보고서도 작성했다는 겁니다.
여현교 기자입니다.
<기자>
재작년 지방선거를 17일 앞두고 명태균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에게 지상욱 당시 여의도 연구원장이 창원을 방문한다며 비행기 표를 끊으라고 지시합니다.
['명태균-강혜경' 통화 (2022년 5월 14일) : 내일 지상욱 원장 오거든. (네.) (김해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표를 끊었어야 되는데 주민번호 필요하나]
그로부터 일주일 뒤, 명 씨는 다시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 원장 요청이라며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들에 대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돌려달라고 말합니다.
['명태균-강혜경' 통화 (2022년 5월 21일) : 오늘 좀 하나 부탁할게. (네, 네, 네) 중구, 서울 중구. 그다음에 성북구인가 있잖아. 지상욱이 유선 전화 좀 돌려달라는데.]
당시 국민의힘 성북구청장 후보는 정태근 전 의원으로 지 전 원장과 대학 동문이었고, 서울 중구청장 후보는 김길성 씨로, 지 전 원장의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었습니다.
정 전 의원은 SBS와 통화에서 "지상욱 전 원장과 친분이 있지 않다"며 "급하게 구청장에 출마했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하거나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측 또한 "지방선거 당시 지 전 원장이나 여의도연구원 측에 따로 오 시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 전 원장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 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민의힘 산하기관으로 자체 여론조사 기능이 있는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이 어떤 이유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강 씨는 당시 비공표 여론조사 수행 보고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음 주 월요일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김호진)
여현교 기자 yh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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