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폭설 붕괴 사고 이유로 '무거운 눈', 습설이 지목되고 있죠.
습설이 얼마나 무거운 건지, 또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떤 대비를 해둬야 하는지 고병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천장 자재가 떨어져 나와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지붕이 무너져 내립니다.
공장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갑자기 무너진 겁니다.
[우사현/업체 사장]
"천장에서 뭔가 빠지직, 빠지직 소리가 나서‥(지붕에) 경사면이 있는데, 물을 머금어서 (눈이)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거죠."
통로 지붕이 무너져 내린 전통 시장은 상당수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손님들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게 5년 전 설치한 지붕인데, 폭삭 무너지면서 최소 열흘은 장사를 접게 생겼습니다.
[박용술/의왕도깨비시장 상인회장]
"바람도 피했고, 눈도 피했고, 비도 피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너무 많이 온 거예요. 72살인데, 이 나이 되도록 이렇게 눈이 많이 온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 폭설에 유독 붕괴 사고가 많았던 건 푸석푸석한 '건설'보다, 물기를 머금어 2~3배 무거운 '습설'이 내린 게 원인입니다.
시장 지붕을 무너뜨린 습설 과연 얼마나 무거울까요?
가로 56cm, 세로 36cm, 깊이 26cm의 이 상자에 눈을 가득 넣어보고 무게를 한번 재보겠습니다.
담긴 눈의 무게는 약 22kg에 달합니다.
시장 지붕의 폭은 7m, 길이는 200m에 달하는데, 이 지역엔 40cm의 눈이 쌓였습니다.
실제로 재 본 눈 무게로 추산해보면, 약 246.4톤이 쌓인 겁니다.
중형승용차 164대가 시장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셈입니다.
지난 2014년,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숨진 마우나리조트 참사를 계기로 건축구조 기준에 '습설에 버티는 하중'이 추가되는 등 안전대책이 강화됐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일반 건축물은 최소 50cm 적설량을 견디도록 지어야 하지만, 비닐하우스 같은 소규모 임시시설물 등에는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폭설에 무너진 대부분의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이 건축 기준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겁니다.
[조한빈/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
"임시시설물이나 부착물 등도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구조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겠고, 기후변화에 따른 적설 하중 기준의 변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폭설이 올 경우, 건물 위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수시로 쓸어내려야 합니다.
비닐하우스 등에는 버팀목 등을 설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함은구/을지대 안전공학전공 교수]
"지주간의 버팀목이라든가, X자로 덧대는 거죠. 크게 비용을 안 들이고도 구조적인 안전성을 좀 확보를 할 수 있으니까…"
눈에 쓰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친 경우에는 자차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폭설로 건물이나 농작물 피해를 입었을 때는 풍수해 보험을 들어야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편집: 안윤선 / 영상취재: 허원철·최대환·황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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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안윤선 / 영상취재: 허원철·최대환·황주연
고병찬 기자(kic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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