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쌓인 눈이 다 녹아야 철거를 할 수 있다는데, 막막합니다."
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섬유 원단공장 대표 A씨는 무너진 공장 가설건축물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7∼28일 내린 40㎝ 넘는 폭설로 철골조 지붕이 내려앉았지만 당장 복구할 길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A씨는 "구조물이 완전히 망가져서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하는데 철거 업체에서 당장은 작업이 어렵다고 한다"며 "위에 쌓인 눈이 다 녹아야 작업이 가능하다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폭설에 내려앉은 안양 농수산물시장 지붕
[촬영 홍기원]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지난 28일 낮 12시 5분께 청과동 1동의 샌드위치 패널 천장이 주저앉는 사고가 났다.
추가 붕괴 위험으로 출입이 통제되면서 상인들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밖에서 발만 구르고 있다.
상인 B씨는 "안으로 들어가 볼 수가 없으니 누구 가게에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했는지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가 옆 채소동 공간에서 임시로 영업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천시 율면에서 소 1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C씨는 지인을 통해 어렵게 구한 굴착기 1대로 무너진 축사 잔해를 정리 중이다.
C씨의 아들도 회사에 휴가를 낸 채 거들고 있지만, 무너진 철근 더미에 눈과 흙까지 엉겨 붙어 있는 상황이라 언제 작업이 끝이 날지 가늠조차 어렵다.
C씨는 "소들을 밖에다가 두고 철거 작업을 하고 있는데, 밥을 줄 곳도 없어 소들을 굶기고 있다"며 "시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다른 곳에도 피해가 커 손을 빌려주기 어렵다고 들었다"고 호소했다.
무너진 이천의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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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삼동 부곡 도깨비시장은 무너진 아케이드 지붕 100여m 구간을 복구하기 위해 출입을 통제한 채 철거와 전기배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인데 다음 달 2일은 돼야 마무리될 예정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번 폭설로 피해를 당한 도내 시설물은 모두 410건으로 집계됐다.
캐노피·지붕 붕괴 34건, 비닐하우스 95개동, 축산시설 223건, 기타 58건 등이다.
도는 이날 시설물 응급 복구 등을 위해 총 301억5천만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긴급 결정했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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