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사태로 현 정부 들어서 가장 큰 외교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는 한일관계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외교 당국은 당혹감 속에 과거사와 한일관계 개선은 별개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 정서와 따로 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홍선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외교부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결정을 발표하면서 유감이나 항의 표시보다 먼저 내놓은 공식 입장은 한일관계 전반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 정부 가장 큰 외교 성과로 꼽는 한일관계 개선이 자칫 이번 추도식 불참 사태로 망가질까 우려하는 겁니다.
그러나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또 뒤통수를 맞게 돼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28일) : (이미) 너무 늑장 대응을 했고, 또 굴욕 외교를 했다, 저자세로 대응했다, 이런 여론이 격화되고 있었어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 나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일관계에 영향이 없도록 소통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지난 28일) : (일본 외무상을 만나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를 위한 협력 등 중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불거진 문제가 한일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일본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정부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하면서도, 한일관계 개선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두 가지를 따로 놓고 진행하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로 상처받은 국민감정을 외면한 채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매진하는 게 가능하겠냐는 겁니다.
[최은미/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역사 문제가 다른 부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이번에 우리 국민이 많이 느꼈을 실망감이라든지, 격분했던 그런 부분들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과거사 문제에 일본이 성의 있는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하는데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 협의 과정을 봐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시바 일본 총리의 내년 초 방한설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과거사 언급 없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서 수교 60주년을 준비하는 외교 당국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홍선기입니다.
YTN 홍선기 (sunki05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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