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말기 질환자가 의학적 도움으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조력 사망'이라고 하죠. 영국에서 이걸 허용하는 법안이 첫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 하원에 제출된 '조력 사망' 법안은 여생이 6개월 이내로 남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은 환자가 원할 경우 의사 2명, 판사의 승인으로 조력 사망을 선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킴 리드비터/노동당 하원의원 (발의자, 찬성) :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이 죽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대니 크루거/보수당 하원의원 (반대) : 우리는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로부터 보호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 역할을 포기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의회 내에서도 찬반이 나뉘어 5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 끝에 첫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린지 호일 경/하원의장 : 찬성 330표, 반대 275표입니다. 통과입니다.]
의회 첫 심사 과정인 하원 2차 독회를 통과한 것입니다.
의사당 밖에서 찬성 집회를 벌이던 시민들은 환호했습니다.
[제니 캐러더스 (법안 찬성) : 보다 평화롭고, 따뜻하고, 짧은 죽음을 함께 보내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제가 침대에 누워서 힘들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추억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짊어져야 할 치료 비용 때문에 환자가 어쩔 수 없이 조력 사망을 선택하게 될 거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케이티 패닉 (법안 반대) : 현재 사회 분위기에서 '부담'이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누구도 자율적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법안은 앞으로 상임위원회와 3차 독회, 상원 최종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 국민의 4분의 3이 법 개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력 사망이 합법화된 국가는 스위스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캐나다 등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장예은)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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