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 탄핵 대신 '질서있는 조기퇴진'을 내세웠던 여당이 연일 '마라톤 의원총회'에도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 못하는 사이, 당내 기류도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단 의원들이 잇따랐는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한 이른바 '이탈표' 의원 머릿수도 늘고 있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여당 내 소장파로 꼽히는 수도권 초선 김재섭 의원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가장 질서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당 역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김재섭 / 국민의힘 의원 :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질서도 없고, 퇴진도 없습니다.]
오는 2차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은 김 의원을 포함해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지금까지 모두 5명입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기준인 여당 이탈표 '8표'에는 못 미치지만,
반대 당론에도 불구하고 표결 자체에는 참석하겠단 여당 의원도 이미 10명을 넘긴 상태입니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지난번 탄핵안 표결 때와는 다른 움직임인데, 이 같은 당내 변화가 대통령실 대응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1차 탄핵안을 폐기시킨 뒤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질서있는 퇴진'을 내세우며 구체적 로드맵을 짜기 위한 당내 TF까지 구성했지만,
정작 대통령실에선 조기퇴진에 부정적 기류가 역력한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친한계 내에서도 대통령실이 수용하지 않는 이상 '질서있는 퇴진'은 사실상 무용해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혁 / 국민의힘 최고위원 :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이건 불가피하다, 탄핵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급속하게 악화하고 있는 민심까지 더하면, '질서있는 퇴진'으로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한동훈 대표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게다가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른 신임 원내대표 선출까지 맞물리며 탄핵안 표결까지 당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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