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년 몰몬교 이주민을 태운 줄리아 앤 호가 호주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다 좌초했습니다. 선원들은 승객들을 밧줄로 끌어 암초 위로 구해 냈습니다.
선장이, 자신의 돈 가방을 옮기려는 항해사를 말렸습니다.
"가방은 놔두고 소녀부터 구하라."
소녀는 살았고 가방은 잃어버렸습니다.
선원들은 뗏목을 엮어, 목숨 걸고 헤엄쳐 이끌었습니다. 이틀 뒤 쉰한 명이 무인도에 다다랐습니다. 선장의 리더십 아래 돕고 나누다 두 달 만에 모두 구조됐습니다.
뗏목에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엉켰습니다. 폭동과 광기, 살인과 식인의 생지옥입니다.
1816년 난파한 프랑스 군함 메두사 호 선원들이 열이틀을 떠다녔습니다. 백 마흔여섯 명에서 열다섯 명만 살아남았습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새 원내대표로 내세운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의 친구입니다. 친윤 중에서도 '원조 윤핵관' 입니다. 대통령의 치하와 '체리 따봉'을 받았었지요.
대통령이 내란의 우두머리 피의자가 됐는데 원내 사령탑으로 비상 체체를 이끈다는 걸까요.
친윤은 정권 몰락 책임의 한 당사자입니다. 전임 원내대표는 계엄 해제 표결 때 오락가락하다 무더기 불참을 낳았습니다.
5선 의원이 말했습니다.
"1년 뒤에는 다 찍어 주더라. 국민은 또 달라져."
"대통령 이분이 명예롭게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자"고 했습니다. "그게 우리 의원들의 몫이고 최소한의 예의" 랍니다.
대구시장이 올렸습니다.
"힘내시라. 그대는 아직도 어엿한 대통령."
최고위원이 보수 유튜버 문자를 받았습니다.
'한동훈 대표와 탄핵 표결 참가 의원들 징계 요청서를 당에 넣을 방법 알아봐 달라.'
답장을 씁니다.
'본희의 중이어서 끝나고 알아보겠다.'
원내대표 후보 마감 직전 김태호 의원이 나서 내일 경선한답니다.
여권에서도 탄식이 나옵니다.
'난파선에서 선장을 다투다니'
퍼붓는 폭설 속에 고립된, 외딴 산골 오두막입니다.
'힘찬 눈보라의 군단. 백색의 계엄령. 꺼칠한 굴뚝새가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살 궁리가 아무리 급해도 국민의힘, 국민 눈치는 살펴야 하지 않겠습니까.
12월 11일 앵커칼럼 오늘 '뗏목 위에 뒤엉킨 여당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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