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인 밤 10시 34분,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이 기동대 등에 국회 앞 출동 지시를 합니다.
'국회 내부에 들어가려는 모든 인원 차단하라' '경력 배치만 말고 버스로 차벽을 설치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11시 21분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등장합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출입증 있는 사람은 통과시키라'는 겁니다.
'충돌이 없도록 하라'고도 거듭 지시합니다.
이렇게 바뀐 지시, 11시 37분 다시 또 바뀝니다.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전원 통제'라며 '잠시 전 계엄 포고령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일체 정치활동을 금하는 내용의 포고령이 내려왔으니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까지 막아야 한단 겁니다.
밤 11시 54분 국회의원과 보좌관 모두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국회 진입을 막는 경찰과 시민들의 몸싸움이 시작됩니다.
밤 11시 57분 시민과 국회의원 출입은 막으면서 수방사 등 계엄군은 들여보냅니다.
시민들은 몸으로 막았습니다.
0시 26분 국회경비계장은 시민 반발이 거세진다며 추가 경력을 요청합니다.
[계엄 무효 계엄 무효]
[비상계엄 철폐하라 비상계엄 철폐하라]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진입 중이란 보고도 들어갑니다.
0시 49분 담벼락을 넘어가는 참가자를 막으라는 지시도 내려옵니다.
일부 의원들과 우원식 국회의장도 담을 넘어 국회로 들어갔습니다.
[나오세요. 주임님.]
새벽 1시 1분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는데도, 국회의원 통제는 이어집니다.
1시 44분 이준석 의원 등 100명의 사람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며 경력을 밀고 있단 보고도 들어갑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내란죄로 잡혀갈 거야? 진짜?
[국회 앞 시민]
군인들 들어갈 때 왜 안 막고 의원님 들어가시는 데 왜 막아요. 처음에 군인을 막았어야죠. 그럼 방금 전에 군인 100명 들어갔어요.
1시 46분 국회의원 출입 통제가 풀리고, 새벽 3시 철수 명령이 떨어집니다.
[모경종 / 더불어민주당(지난 5일 행정안전위원회 질의)]
이 전체 국회를 통제하라는 지시 누구로부터 받았죠? 경찰청장님 누구로부터 지시받았습니까? 본인 판단이었습니까?
[조지호 / 경찰청장(지난 5일 행정안전위원회 질의)]
계엄사령부로부터 요청이 있어서 포고령에 따라서 제가 서울청장에게 지시한 겁니다.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영재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