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타르투스에 있는 러시아군의 지중해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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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가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시리아 내 해군과 공군 기지를 지키기 위해 시리아 반군과 협상 중이며,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비호하며 시리아에서 군사기지를 운용했던 러시아는 독재정권이 반군에 몰락하자 기지를 잃을까 노심초사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와 북서부 흐메이밈에 각각 두고 있는 해군기지와 공군기지를 유지하기 위한 교섭을 반군과 진행 중이다.
러시아 소식통은 러시아 국방부가 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비공식적인 합의를 통해 시리아 내 기지들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언론도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HTS와 접촉했고, 이 단체가 외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보그다노프 차관은 시리아 기지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IS) 척결을 들었다.
그는 "모두가 테러와 ISIS 잔당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존재와 러시아 기지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지는 시리아 영토에 그대로 남아 있다. 다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17년 시리아 정부와 해군·공군 기지를 49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으나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계약은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해군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고, 공군기지는 러시아의 아프리카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핵심 자산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할 기지들이다.
블룸버그는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국제사회도 비공식적으로 러시아가 당분간 기지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군사기지가 러시아에서 IS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방 관리들은 HTS도 러시아에 적대행위를 할 의사가 없다는 신호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ISIS는 2011년에 시작된 시리아 내전 초기에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에서 광범위한 영토를 차지했다.
IS라고도 불리는 ISIS는 2019년 3월 미국 등이 후원하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와 이라크군에 의해 패퇴했으나, 현재도 일부 잔당이 남아있다.
러시아군이 사용 중인 시리아 북서부의 흐메이밈 공군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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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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