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란 사태 수사를 통해 계엄 선포 전후 상황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선포 세 시간 전에 조지호 경찰청장을 안가로 불러 어떤 기관들을 장악해야 할지 등을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종북세력'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조지호 경찰청장은 비상 계엄 선포 3시간 전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조 청장의 변호인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회 탄핵', '종북 세력' 등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굉장히 결연한 목소리로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노정환/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 (윤 대통령이) 5분 동안 계엄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 다음에 계엄이란 말을 마지막에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뭐지'하는 순간 일어서서 나갔고, 계엄에 관련된 발언이 진심인지 아닌지조차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이 선포된 뒤 경찰이 접수해야 할 기관의 목록이 적힌 A4 용지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조 청장 측은 해당 용지에 "접수할 기관이 10곳 정도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중 1곳은 예민한 사항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조 청장은 이 용지를 찢어버렸는데 경찰은 이를 증거인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증거인멸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조지호/경찰청장 : {윤 대통령에게 항명한 사실 있나요?} … {국민에게 하실 말씀 없으세요?} …]
조 청장 측은 영장실질심사에 윤 대통령에게 항명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노정환/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 (조 청장은) 대통령이 6번이나 전화 와서 국회의원들 체포하란 지시도 거부하는 등으로 오히려 계엄군의 실행 행위를 도와준 게 아니라 사실상 방해하는역할을 했습니다.]
조 청장의 영장 심사 결과는 이르면 오늘(13일) 밤 나옵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 영상편집 지윤정 / 영상디자인 신재훈]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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