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고비마다 여의도 국회 앞에는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폭주하는 권력에 무릎 꿇지 않고, 뻔뻔한 잘못에 침묵하지 않고, 내 한 몸 두렵다고 숨지 않고, 응원봉과 개성 있는 깃발로 뭉친 절제된 '시민의 힘'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 외침은, 결국 오늘 답을 듣게 됐습니다.
고병찬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독재 타도 계엄 철폐! 독재 타도 계엄 철폐!"
시민들은 움츠러들지도, 침묵하지도 않았습니다.
손을 들어 민주주의를 외치고,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 섰습니다.
[윤미숙]
"국민들하고 전쟁 선포한 것과 똑같은 거 아니냐고요."
[김병갑]
"수원에서 지금 올라왔습니다. 이거 정말 참담하고, 시민으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걱정과 한숨 그리고 분노, 시민들은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섰습니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가려고 손을 잡고 한강을 건넜습니다.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은 대통령의 2분짜리 첫 담화, 그리고 투표를 아예 거부한 여당,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황용길]
"우리 국민한테 모욕을 준 사람이 이런 식으로 빠져나갈 기회를 준 국민의힘이 원망스럽습니다."
[정한철]
"계속 싸워야죠. 국민이 이깁니다.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정치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질서 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으로..."
국민이 원하지 않은 자기들만의 권력 거래.
원망과 분노는 국민의힘으로 향했습니다.
"국민 포기! 국힘 해체!"
[이지훈]
"자기 권한인 것처럼 내가 누구한테 주고 싶다고 막 줄 수 있는 권한인 것인가. 나쁜 말로 '개돼지' 취급당하는 것 같은 기분 나쁜 느낌이 듭니다."
[전우정]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이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남녀도, 세대도, 이념도 없었습니다.
촛불 대신 응원봉, 민중가요 대신 K팝.
저마다의 깃발을 들고 함께했습니다.
축제 같았지만 그 외침은 무거웠습니다.
[김다연·김수연]
"처음에 많이 긴장했는데 지금은 뭔가 축제 같은 분위기라서 그런 긴장감이 조금 없어진 것 같아요."
[정준석]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피를 흘렸잖아요 그동안. 지나온 역사부터 지금까지 우리 딸이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윤석열 대통령]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분노는 커졌습니다.
더 많이 모였고, 더 크게 외쳤습니다.
[조한복]
"나와야 되겠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너무 화가 나서 볼 수가 없어요."
[윤진섭]
"이 나라 주인은 우리고, 여기 나와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고, 미래의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 사람 절대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오늘, 답을 들은 시민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새로운 저항의 문화로 연대한 시민들은 마침내 탄핵 가결을 이끌어 내면서, 그 '위대한 힘'을 또 한 번 입증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전인제 김백승 황주연 이원석 / 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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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승우 전인제 김백승 황주여내 이원석 / 영상편집 : 김진우
고병찬 기자(kic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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