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7일) 국회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AI 교과서'를 검증하는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영어 발음을 틀려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고 수학 용어를 물어도 모른다고 답하는 등 과연 공부에 도움 되는 게 맞나 싶은 오류들이 드러났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한 교육 박람회에서 공개된 영어 AI 교과서입니다.
주어진 문장을 읽으면 AI가 잘 분석해 줄 거라 안내하지만 실제로 써보니 오류가 있었습니다.
[정을호/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 I'm tired.(나는 피곤하다)를 제가 발음을 해봤는데요. I'm tiger.(나는 호랑이다)로 틀린 답을 해도 정답으로 처리하고요.]
오히려 발음과 억양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격려도 합니다.
수학 AI 교과서에서도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AI 챗봇에 이차방정식의 '허근'이 뭔지 물었는데, 엉뚱하게 맞꼭지각의 개념을 설명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답합니다.
이런 식으로 AI 교과서엔 적지 않은 오류가 있었습니다.
지난 9월, 검정 본심사를 통과한 AI 교과서 76종에 14000건 넘는 수정·보완 권고가 내려졌습니다.
내용을 보면, "목소리를 크게만 해도 발음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10문제 중 1문제만 풀고 나갔는데도 목표 100% 달성으로 나온다" 등이었습니다.
교육부는 이런 오류들을 대부분 고쳤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수정·보완 요구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이 만족스러운 상태로 충족이 됐기 때문에 지금 개발된 교과서는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교사들은 AI 교과서 사용을 강제하지 말고,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AI 교과서는 모든 학교에서 써야 하는 교과용 도서가 아닌 참고서 격의 '교육자료'로 돼 있습니다.
최근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인데, 정부가 조만간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해 현장의 혼란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자료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정을호 의원실]
[영상취재 신승규 이지수 / 영상편집 구영철 / 영상디자인 조성혜 / 인턴기자 고운선]
이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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