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처음으로 출석해 '셀프 변론'을 했습니다. 국회의원 끌어내란 지시한 적 없다, 비상입법기구 메모 준 적 없다 등등 탄핵 사유를 모조리 부인했습니다. 대통령의 지시를 듣거나 듣고 이행까지 했다고 증언한 내각과 군, 그리고 경찰과 국정원의 고위 관계자들을 모두 거짓말쟁이로 만든 겁니다. 한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를 통째로 흔드는 사이 미국에선 역대 가장 강력한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표류하는 한국 정부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할 창구조차 아직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탄핵심판정 모습부터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체포된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윤석열 대통령은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었습니다.
변호인단의 안내를 받아 피청구인석에 앉았습니다.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맞는지부터 물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피청구인 본인 나오셨습니까?]
헌재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두 차례 신문했습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은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첫 질문은 12·3 내란사태 당시 최상목 부총리에게 '비상입법기구 쪽지'를 준 사실이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책상을 치며 답합니다.
[탄핵심판 3차 변론 : {첫 번째 질문은 국가 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으십니까?} 준 적도 없고 나중에 이런 계엄을 해제한 후에 언론에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습니다.]
쪽지를 만든 사람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지목했습니다.
[탄핵심판 3차 변론 : 그 기사 내용도 조금 부정확하고 그러면은 이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국방장관이 그때 이제 구속이 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습니다.]
쪽지 내용이 모순된다는 말까지 합니다.
[탄핵심판 3차 변론 : 내용 자체가 좀 서로 좀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하게 또 물어보시면 제가 아는 대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로 비상 해제 결의를 위해 모인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을 묻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탄핵심판 3차 변론 :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으십니까?} 없습니다.]
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지시를 받은 사령관들의 말을 모두 거짓말로 만들었습니다.
[영상취재 홍승재 / 영상편집 김지훈]
김태형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