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국회의원 끌어내란 지시한 적 없다', '비상입법기구 메모 준 적 없다' 윤 대통령은 탄핵 사유를 모조리 부인했습니다. 대통령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지시를 증언한 내각과 군, 경찰, 그리고 국정원 고위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계엄군이 국회로 쳐들어오는 걸 생중계로 지켜본 국민 하나하나가 모두 헛것을 보고 헛것을 말하는 셈이 됩니다.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지난달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긴급 현안질의에서 윤 대통령이 준 쪽지를 언급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장관 (2024년 12월 13일) : 앉자마자 비상계엄 선포를 할 생각이라고 대통령님이 저에게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습니다.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해 간략히 몇 가지 지시사항이 있었고요.]
최상목 권한대행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4년 12월 13일) : (대통령이) 갑자기 저한테 참고하라고 종이를 접어서, 접은 종이를 주셨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해라' 그 문장만 기억납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오늘(21일) 쪽지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해 이들의 국회 증언을 허위로 만들었습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고 말한 군, 경찰, 국정원 관계자도 최소 6명입니다.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2024년 12월 11일) :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저한테 직접 전화를 하셨고. 들어가는 문을 빨리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서 데리고 나와라라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체포조 사무실 칠판에 14인 체포 명단이 적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도 "끌어내라는 지시를 2차례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끌어낸 국회의원 등을 구금할 시설을 점검했단 진술도 있었습니다.
[김대우/방첩사 수사단장 (2024년 12월 10일) : B1(지하)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를 했고. 그래서 여인형 사령관이 밑에 있는 이 실장 통해서 직접 수방사에 가서 B1(지하) 벙커를 확인…]
이외에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이 전화로 윤 대통령에게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자신의 명을 받은 장관, 군 사령관 등이 구속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낸 윤 대통령은 본인이 불리해지자 사흘 만에 이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지윤정]
송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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