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미국 대통령 해리슨. 8500자에 달하는 취임사를 1시간 45분에 걸쳐 읽었습니다. 그런데 취임 한 달 뒤 폐렴으로 숨졌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취임사를 했지만, 재임 기간은 가장 짧았습니다.
반면 워싱턴 대통령 재선 취임 연설은 135자, 단 2분에 끝났습니다.
취임식 당일, 대통령 자리가 빈 적도 있었습니다. 안식일을 엄격히 지켰던 테일러 대통령이 일요일 취임식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테일러를 대신해 애치슨 상원의장이 1일 대통령이 됐는데, 그의 묘비엔 이렇게 새겨져 있습니다.
"하루 동안의 대통령"
대통령 취임 연설은 말한 사람보다 더 오래 기억되곤 합니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물어라."
케네디 대통령은 '20세기 통틀어 가장 큰 영감을 주는 17개의 단어'를 취임사에 남겨 지금까지 찬사를 받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대통령의 한 마디가 더 중요합니다.
루스벨트는 "우리가 진정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 라며 대공황을 이겨내자고 독려했습니다.
"미국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 시작됩니다. 오늘부터 우리나라는 번성할 것이고 전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돌아온 트럼프는 미국 중심주의, 위대한 아메리카, 미국이 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8년 전 취임사에 담았던 '살육'같은 말은 빠졌지만, 세계인들은 걱정입니다.
막무가내 식 경제적 선전포고, 특히 관세전쟁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입니다.
우리를 머니 머신으로 인식하는 트럼프의 방위비 압박도 발등의 불입니다.
안으로 향해봅니다. 반도체 공장 짓는데 하 세월, 일본이나 대만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 52시간 예외규정을 두려던 반도체법도 불발됐습니다.
발목만 잡는 정치와 관이 국가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내수용 정치에만 매몰됐다간 일본 같은 '잃어버린 30년'이 될지 모릅니다.
1월 21일 앵커칼럼 오늘 '트럼프가 돌아왔다' 였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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