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첫 할리우드 영화 〈미키17〉로 돌아옵니다.
2천억 원 넘게 투입된 이번 대작은 복제 인간 이야기인데 이번에도 봉 감독 특유의 '계급'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치적 풍자가 살아있다고 합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신약을 접종받아 죽고, 방사능에 피폭돼 죽고, 위험한 일에 투입돼 죽고, 또 죽습니다.
사망 즉시 되살아나 다시 죽는 게 일인 소모품(expendable), 미키.
"미키! 잘 죽고 내일 보자"
어느 누구도, 그의 죽음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 잠깐만! 살아있잖아! 〈전 괜찮아요.〉"
누군가에겐 죽음이 생계의 수단인 30년 뒤의 미래.
비현실적 이야기라지만,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목숨을 거는 노동자의 모습은 현실을 떠오르게 합니다.
[봉준호/감독]
"위험한 일들을 다 한데 그 일감을 몰아서 주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되게 좀 비겁하고 잔인한 거죠."
마카롱 가게 실패로 빚을 지고, '익스펜더블'에 자원한 미키와 카스텔라 가게를 열었다 빈곤층으로 전락한〈기생충〉 가족.
한정된 자원을 두고 같은 처지끼리 투쟁하는 '웃픈' 상황을 통해, 관객들은 괴물과 설국열차, 기생충 등 전작을 관통해 온 '계급 문제'를 다시금 마주하게 됩니다.
[봉준호/감독]
"어쩔 수 없이 인간은 이런 속박에 굴레에 뒤얽혀서 그것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한데 계속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로버트 패틴슨/미키 역]
"17번이나 죽고 나서야 미키는 "다르게 살았을 수도 있겠구나"를 깨닫게 되죠"
현실이 아닌 것 같은 한국의 상황에서 생경함을 느꼈다는 봉준호 감독.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영화 속 가상현실에서 우리 현실을 되짚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봉준호/감독]
"인간 사회나 정치에 대해서 심각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마음껏 풍자할 수 있다는 게 SF 장르의 매력이기 때문에…"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임소정 기자(with@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