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말, KT가 대규모 조직 개편으로 직원들의 자회사 전출을 압박해 온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실제 자회사 전출 대상이었던 한 KT 직원이 회사 방침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제 오전, 전북의 한 숙박업소에서 KT 소속 남자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건 직후 KT 노조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이 무리하게 구조 개편을 밀어붙인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김미영/KT 새노조 위원장]
"이렇게 젊은 노동자가 회사를 떠나게끔 하는데 기업 경쟁력이 생깁니까? 현장 실태 조사하고 상담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진행해야 될 겁니다."
숨진 남성은 기술직으로 입사해 10여 년 동안 통신망 관리 등의 업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업조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 한 달여 동안 재택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이 직원은 유서에서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며 "말도 안 되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괴감이 든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를 위해 일해 온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앞서 KT는 새로 자회사 2곳을 설립하고 기존 기술 인력을 이곳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숨진 남자 직원을 포함해, 자회사 전출을 거부한 인력은 '토탈영업TF'라는 영업부서로 옮겨야 했습니다.
자율적인 선택이라 했지만, 당시 경영진은 사실상 전출을 압박했습니다.
[KT 경영진 (음성변조)]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굉장히 이제 모멸감도 있고 자괴감도 있고, 굉장히 힘듭니다."
전출을 거부하고 '토탈영업TF'에 남은 직원들은 다음 달 첫 현장 출근을 앞두고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T '토탈영업TF' 직원 (음성변조)]
"저희가 회사가 원하는 것에 반해서 남은 거잖아요. 불명확한 업무를 맡아서 선택의 여지 없이 해야 된다는..."
이와 관련해 KT는 해당 직원은 "본인의 선택으로 직무를 전환해 배치가 이뤄졌고, 새 직무를 수행하게 된 직원들의 조기 안착을 위해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전주), 소정섭 / 영상편집: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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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유철주(전주), 소정섭 / 영상편집: 박초은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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