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란 사태 발생 1년여 전, 북파공작부대 출신 요원이 대통령실 안보실에 들어가는, 이례적인 인사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MBC 취재진은 이 요원을 포함해 서너 명으로 구성된 극비의 조직이 안보실 내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차현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23년 6월 1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강원도의 HID 훈련장을 방문합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못 가게 돼 김태효 차장 혼자 갔습니다.
외교 담당 1차장이 극비의 공작 부대 훈련장을 찾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공작 요원들의 수당을 올려주려던 것이었다는 의문의 방문.
이후 안보실에는 수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내란 1년 전인 12월, HID 출신 공작 요원이 안보실로 들어간 것입니다.
육사 60기 오 모 중령.
정보 특기로 육사를 졸업한 그는 대위 때부터 HID 부대에 오랜 시간 몸담아 전현직 블랙 요원들을 두루 알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소속됐습니다.
북한 미사일 등 군사정보를 제공하는 곳에 북파 공작 요원이 들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안보실 인성환 2차장 산하인데도 그의 통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2차장은 심지어 이 요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른 채 특수임무일 것이라고 짐작만 했습니다.
[인성환/국가안보실 2차장 -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15일)]
"공개된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어려운데요. 제가 통제하지는 않습니다. 네."
취재진은 HID 요원인 오 중령이 속한 비밀 TF가 안보실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비밀 TF는 국정원 직원 등 정보기관 출신 인원 서너 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안보실 위기관리센터 건물을 썼는데, 같은 층 직원들조차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철저한 비밀 속에 움직였습니다.
김태효 1차장과 안보실장은 이들의 보고서를 가끔 검토했습니다.
안보실의 비밀 TF는 작년 말 해체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야당은 이들이 대통령 혹은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보고하는, 별도 정보 조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 15일)]
"김건희 여사가 HID 요원이나 또는 OB들, HID 전역한 요원들에게 전화해서 테러를 부추긴다는 제보를 많이 받았지만‥ 지금 퍼즐이 맞춰지고 있어요. 안보실에 HID 출신 요원이 있는 거예요. 그 요원이 지금 매개를 한 것이 아닌가‥"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 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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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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