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용현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받았다고 한 '계엄 관련 쪽지'도 다 자신이 쓴 거고 대통령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쪽지를 받은 국무위원들은 '대통령이 불러 세웠다, 대통령이 직접 줬다'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유선의 기자입니다.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비상입법기구' 관련 쪽지를 자신이 썼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국무회의에 늦어 실무자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기억은 달랐습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4년 12월 / 국회) : 대통령이 들어가시면서 제 이름을 부르시고 저를 이렇게 보시더니 이거 참고하라고 하니까 누군가가 저한테 자료를 하나 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불러 세웠고 옆에 있던 실무자가 쪽지를 줬다는 겁니다.
김 전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실무자가 갖고 있던 김 전 장관의 쪽지를 상급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챙겨서 최 부총리에게 전달했다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김 전 장관도, 최 부총리도 해당 '실무자'가 누군지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손짓까지 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직접 쪽지를 받은 순간을 증언한 바 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2024년 12월 / 국회) : 앉자마자 비상계엄을 선포할 생각이라고 대통령님이 저에게 말씀하시면서 종이 한 장을 주셨습니다. 그 속에는 외교부 장관이 취해야 할 조치에 관해 간략히 몇 가지 지시사항이 있었고요.]
김 전 장관은 이것도 자신이 작성해 윤 대통령을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전할 협조사항 쪽지도 썼지만 전달하진 못했다고 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들에게 임무를 부여한 문서를 만들고 최상급자인 윤 대통령은 이른바 '전달책'에 불과했다는 주장인 겁니다.
윤 대통령 측은 앞서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계엄 포고령은 김 전 장관이 잘못 베낀 것을 부주의로 못 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그 방향에 맞춰 앞서 나온 장관들의 증언까지 부인하면서 '쪽지도 내가 다 썼다'고 버텼습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박재현 /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신재훈]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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