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바둑 대회에서 중국 커제 선수가 '따낸 돌'을 관리하지 못해 기권패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기원이 새로 만든 규정 때문인데요
커제의 기권으로 변상일 9단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변상일 9단과 중국 커제 9단의 LG배 결승전.
흑돌의 커제가 흰돌 하나를 따낸 뒤 바둑통 뚜껑 위에 놓지 않고 시계 옆에 놔버립니다.
[바둑TV 중계진]
"사석통(바둑 통 뚜껑)에 사석(빼낸 돌)을 넣지 않았어요. 집중하면 나오는 습관입니까?"
다음 수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벌였습니다.
상대 돌을 따내면, '사석통'에 넣어야 하는 게 국내 대회 규칙인데 뒤늦게 뭔가 알아차린 듯
커제는 황급히 돌을 사석통에 집어넣습니다.
그러자 심판은 경고와 함께 벌점을 부여했고 커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커제 9단(중국)]
"상대가 돌을 놓고 나서 내게 경고를 줬어야죠!"
결국, 2시간 반가량 대국이 중단된 끝에 커제가 기권을 선언하면서 1차전에서 패했던 변상일 9단이 먼저 2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전날 열린 2국에서도 같은 이유로 반칙패를 당한 데 이어 오늘은 기권패를 당하는 세계대회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 건 한국 기원이 두 달 전에 개정한 '사석 관리' 벌칙 조항 때문.
하지만, 규정을 만든 후 처음 열린 삼성화재배에서는 위반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고, 이번 LG배 결승전에서는 커제만 두 차례나 경고와 벌점을 받으면서 해외 바둑 팬들 사이에서도 규정을 가혹하게 적용한 게 아니냐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기원은 "중국과는 다른 국내 규정엔 문제가 없고 커제 9단이 대국을 포기한 시점은 이미 변상일 9단의 AI 예측 승률이 99%에 육박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박재웅입니다.
영상편집: 박찬영 / 영상제공: 바둑TV 타이젬 TV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편집: 박찬영
박재웅 기자(menaldo@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