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구원을 상징하는 관세음보살좌상입니다.
현세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려 한 고려인의 혼과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1330년 충남 서산 부석사에 봉안됐던 금동 불상.
왜구에 의해 약탈당했다가 647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행방을 알 수 없었던 불상은 2012년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도굴꾼들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있던 불상을 훔쳐 왔는데, 이 불상이 부석사에 있던 것과 문헌 기록이 똑같았습니다.
여러 차례 감정 끝에 진품으로 확인됐지만, 관음사와 소유권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10년간 의 소송 끝에 대법원은 관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약탈당한 우리 불상은 맞지만 오랜 시간 일본이 점유하고 있어 취득시효가 지났단 이유였습니다.
부석사는 관음사에 올해 부처님 오신 날까지 100일 동안 불상을 부석사에 봉안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그 요구가 받아들여졌습니다.
[원우스님/부석사 주지]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대마도 관음사의 양해로 100일간이라도 친견 법회를 부석사에서 모시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음사 관계자들도 오늘 부석사에서 열린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다나카 셋코 / 관음사 전 주지]
관세음보살님도 몇 백년 만에 돌아 온 고향이라 좋아하실 거거든요.
여기서 그 불상을 만드신 신도들의 자손이 또 참배할 수 있게 됐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상은 100일 뒤 떠나지만 약탈된 우리 것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이상근 / 부석사 불상 봉인 위원장]
국제회의 같은 걸 할 계획이고요. 이런 약탈품을 어떻게 원상회복을 하면 좋은지 방안들을 새롭게 찾아낼 겁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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