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계엄 선포는 국민을 깨우기 위한 '계몽령'이었다.
극우 유튜버들이 하는 말인데, 어제 윤 대통령 측은 이 황당한 말장난을 헌재심판정으로까지 끌어들였습니다.
그리고 변호인이 계몽령을 언급하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도 극우 유튜버 식 세계관에서나 쓰일 법한 표현을 주고받으며, 심판정을 더 어지럽혔는데요.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인 조대현 변호사는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며 계몽령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조대현 변호사/윤 대통령 대리인]
"국민들은 이 사건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반국가세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라고 몰아서 대통령까지 구속한 것입니다."
극우 유튜버나 윤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이 계엄령과 계몽을 합쳐 만들어낸 말이 계몽령입니다.
무장군인들이 국회와 선관위에 난입한 비상계엄을 "국민을 깨우기 위한 수단"이라며 옹호하는 극우 인사들의 언어인 겁니다.
[성창경]
"국민들이 또 젊은 애들이 깨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계엄령은 계엄령이 아니라 국민 계몽령이라고 합니다. 계몽령."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노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뒤, 헌법재판관까지 했던 법조계 원로가 극우 유튜버의 언어를 탄핵심판정으로 끌어들인 겁니다.
조 변호사가 판을 깔자 김용현 전 장관도 화답했습니다.
[김용현/전 국방장관]
"국회의 패악질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경종을 충분히 국민들께 울렸다는 측면에서는 그렇게 저는 뭐 실패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윤 대통령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야당에 대한 경고가 아니고요. 주권자인 국민에게 호소해서 엄정한 감시와 비판을 해달라는 것이지, 야당에 대한 경고는 아무리 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계몽령'이라는 단어만 입에 올리지 않았을 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인식은 극우 유튜버와 다르지 않다는 걸 재확인시켜준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도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내세우며 극우 유튜버들과 인식을 같이 해 왔습니다.
하지만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뒤집을 만한 증거나 부정선거의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극우 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지지층 결집과 선동의 장으로 헌법재판소 재판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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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진우
구나연 기자(kun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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