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려시대에 왜구가 약탈해 간 금동관세음보살상 입니다. 무려 647년 만에 고향인 서산 부석사에 왔는데, 100일 뒤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김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불상이, 특수 유리로 제작된 좌대에 모셔집니다. 안대를 풀자 온화한 미소가 드러납니다.
금동관세음보살상은 높이 50.5㎝, 무게 38.6kg으로, 1330년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시주로 주조됐습니다.
그런데 48년 뒤 왜구가 약탈해갔고, 647년 만에야 다시 돌아왔습니다.
원우 / 부석사 주지스님
"이 산을 올라서 우리 관세음보살상을 약탈해 간 것입니다. 그날의 상상을 해보면 정말 얼마나 이곳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 했을까…."
왜구의 약탈 이후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모셔져 있던 불상은, 지난 2012년 한국인들이 훔쳐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이후 서산 부석사와 대마도 관음사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이어졌는데, 2023년 대법원은 불상을 점유해 온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부석사 측은 불상을 반환하기 전 100일 동안이라도 불교 의식을 치르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일본 관음사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나카 셋코 / 관음사 전 주지스님
"여기서 그 불상을 만드신 신도들의 자손이 또 참배할 수 있게 됐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상은 석가탄신일까지 일반에 공개된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이상근 / 부석사불상봉안위원장
"100일 동안의 친견법회 기간에 일본의 우호적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계자들이 모여서 국제회의 같은 걸 할 계획이고요."
부석사측은 종교적 교류와 외교적 노력 등으로 불상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을 찾을 계획입니다.
TV조선 김달호입니다.
김달호 기자(da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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