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구 약탈로 日 간 불상 잠시나마 고향에…부석사에 100일 봉안
[앵커]
고려시대 왜구에게 약탈돼 일본으로 건너갔던 불상이 600여년 만에 고향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상 이야기입니다.
왜구에게 약탈당했다가 절도범이 훔쳐 국내로 들여왔으나 일본 소유권이 인정돼 일본으로 돌아가야 할 고려시대 불상이 오늘(24일) 잠시지만 고향인 부석사로 돌아왔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불상이 나무상자에 담겨 부석사 설법전으로 조심스럽게 옮겨집니다.
상자가 열리자 단아하면서도 자애로운 자태가 보입니다.
마지막 안대를 걷어내자 온화한 표정에 자비로운 관세음보살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1330년 이곳 부석사에 봉안됐다가 1378년 9월 천수만을 통해 침략한 왜구에 의해 약탈됐던 그 불상입니다.
무려 647년 만에 고향땅을 밟고 있어야할 자리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날의 그런 상상을 해보면 정말 얼마나 이곳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했을까 만감이 교차한다는 그런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이 불상은 630여년간 일본 대마도 관음사의 주존불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도굴꾼들이 관음사에 모셔져 있던 불상을 훔쳐 우리나라로 들여왔고 이들이 붙잡히면서 불상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그렇게 10년간 부석사와 일본 관음사 간의 소유권 분쟁이 이어졌고, 결론적으로 대법원이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며 불상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판단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하지만 관음사와 부석사를 대표로 양국 불교계가 협의를 통해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100일간 부석사에서 친견법회를 여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수 백년 전 기억에 대해서 그리워하셨을 거고 불상을 만든 신자분들 자손이 다시 한번 참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행운이라고"
불상은 100일 뒤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지만 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됩니다.
"앞으로는 문화, 종교, 학술의 교류를 통해서 이걸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관세음보살을 하는 노력을 할 거고요."
관세음보살상은 25일부터 부처님오신날인 5월5일까지 100일간 일반에 공개되고, 이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으로 반환한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영상취재기자 : 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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