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 여성 선수들 '환호'〉
수십명의 여성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이에서 펜을 떼자 여학생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냅니다.
트렌스젠더 운동선수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겁니다.
성전환자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허용하는 학교에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집권 이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에 나서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뿌듯한 자평도 더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이번 행정명령으로 여성 스포츠의 전쟁은 끝났습니다.
지난달 취임사에서도 자신의 행정부에서 성별은 남성과 여성 2개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수영·배구계 트렌스젠더 선수 논란〉
미국 스포츠계에선 트렌스젠더 여성의 여자부 스포츠 경기 참여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여자 대학 배구에선 캘리포니아의 새너제이 주립대 팀에 트렌스젠더 선수가 있다는 데 반발해 다른 팀들이 잇따라 기권패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같은 팀 선수들마저 성전환 선수인지 모르고 함께 생활해왔다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2년엔 미국대학선수권 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부문 우승자가 트렌스젠더인 것이 알려지며 반발이 일었습니다.
해당 선수가 남자 선수 시절 랭킹이 400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트렌스젠더 선수, '공정' vs '평등' 딜레마〉
[케이틀린 제너 /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운동 경기 참여와 관련해서는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경쟁해야 합니다. 이는 여성 스포츠에서 경쟁의 공정성을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성전환 선수가 여성 스포츠에 참여해선 안 된다는 측에선 '공정'을 외칩니다.
스포츠에선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트렌스젠더의 여성 부문 참여는 '반칙'이라는 겁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여자육상 800m 부문 2연패를 한 세메냐 선수의 출전을 제약하며 들었던 논리 역시 '공정 올림픽'을 해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트렌스젠더 선수라는 이유로 스포츠 경기에서 배제하는 건 평등 정신에 위배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성 간 경기에서도 인종과 민족, 개인의 특성 따라 신체적 차이는 늘 있어왔다며 이를 극복하는 게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라는 겁니다.
[크리스틴 월리 / 전 프로사이클 선수]
IOC 회장인 토마스 바흐 같은 인물이나, 캐나다를 비롯한 인권 정책을 가진 다른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지금이야말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런 언어와 행동이 우리 공동체에서, 그리고 미국 내에서 허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LA올림픽 출전금지…'XY' 복서 칼리프는?〉
다가오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립니다.
지금까지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각 종목별 국제연맹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전환 선수들의 LA올림픽 참여도 봉쇄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미국 입국 자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복싱 칼리프 이마네와 린위팅 선수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한 남자 복싱 선수가 여자 상대를 46초 만에 몰수패를 당할 정도로 잔인하게 폭행한 후 여자부 금메달을 빼앗은 사건입니다.
두 선수는 트렌스젠더가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여성으로 살아왔고 여권상 성별이 여자로 돼 있으면 출전을 허용한다는 규칙에 따라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다만, 국제복싱연맹이 주최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XY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어 실격을 당했습니다.
트럼프의 일방적인 올림픽 출전금지 조치.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과연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강나윤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