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던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왜 그리 성급하게 장미빛 전망을 냈던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6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갑자기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와 가스의 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른바 '대왕고래'를 포함한 7개 공구에서 석유·가스 매장량이 140억 배럴이라는 추정까지 내놨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왕고래에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를 투입해 1천761미터까지 뚫어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여기엔 세계 1위 시추 기업인 미국의 슐럼버거사도 동원됐습니다.
그런데 대왕고래 공구를 시추한 뒤 공개한 결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산업부는 가스 징후가 발견됐지만, 포화도가 낮아 경제성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왕고래 시추공은 다시 덮어버렸습니다.
첫 시추부터 실패한 셈입니다.
정부가 섣불리 성공 가능성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생각하지 못했던 정무적 개입이 있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6개 공구에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시추 탐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구 역시 비슷한 구조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더 낮아진 셈입니다.
[최경식/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7개 공구 구조가) 석유 지질학적인 특성들을 비슷비슷하게 공유를 한다고 하면 나머지 구조들의 유망성을 판단할 때 사실은 좀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는…"
석유공사는 대왕고래의 실패를 공개하기 전 동해에서 최대 51억 배럴이 넘는 또 다른 유망구조, '마귀상어' 등을 발견했다고 알렸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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