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2.3 내란 사태 직후 터져 나온 폭로와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전체 맥락보다 표현 하나하나를 문제 삼으며 말이 바뀌었다, 그런 표현 안 쓴다고 주장했는데요.
"인원을 끌어내라고 지시받았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증언을 두고, 윤 대통령은 "평소 '인원'이란 말을 안 쓴다"고 주장한 게 대표적입니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요?
먼저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은 "국회에서 '인원을 끌어내라'고 지시받았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증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측 -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의원이라고 명확히 했습니까? 인원이라고 했습니까? 그거는 이제 의원으로 본인이 인식한 거죠?"
인원이냐 의원이냐를 놓고 물고 늘어졌고,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이 끌어내라고 한 인원은 국회의원인 걸로 생각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자신은 "'인원'이란 말을 평소 안 쓴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그게 아니라 인원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사람이라는 이런 표현을 놔두고 또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저는 써본 적이 없습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기억이 불확실해, 증언을 믿기 어렵다며 흠집을 낸 겁니다.
그런데 정확히 1분 만에 윤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말을 뒤집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회 본관을 거점으로 확보해서 불필요한 '인원'을 통제한다는 목적으로 들어갔는데…"
36초 뒤, 다시 7초 뒤 계속해서 '인원'이란 단어가 윤 대통령 입에서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그 안에는 약 15명 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지시가 부당하다거나 불가능하다고 바로 보고하지 않았냐고 지적하면서, 또다시 '인원'이란 말을 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금 국회에 우리 요원이 15명 정도 또는 20명 안 되는 '인원'밖에 없고…"
윤 대통령은 4분 40초 동안 4차례나 '인원'이란 말을 썼습니다.
변론이 끝나고 기자들이 윤 대통령 바로 뒷자리에 앉았던 변호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되돌아온 대답은 "기억나지 않는다" 였습니다.
[윤갑근/윤 대통령 측 대리인]
" 글쎄요. 그거는 무슨 예를 드느라고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인원'이란 단어를 두고 폭로의 신빙성을 공격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인원'이란 단어를 즐겨 쓴다는 점을 재판정에서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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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화영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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