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한 갤러리,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며 예술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안녕하세요. 저는 호주 시드니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령입니다.]
20대에 호주에 건너와 처음으로 미술을 공부한 혜령 씨.
늦게 시작한 미술이었지만 탁월한 안목과 작품의 진가를 드러내는 전달력으로 호주 미술계에서 당당히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는 제가 처음 기획했던 '더 서드 스페이스'라는 제3의 공간이라는 전시회인데 이민자 아티스트들과 함께 전시회를 구성을 했었어요. 처음이라서 미숙한 점들도 너무 많았고 어려운 점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 해낼 수 있어서 지금까지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미술 경력이라곤 초등학교 때 우연히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는 혜령 씨,
그렇게 미술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오다 뒤늦게 예술에 발을 들이게 된 건 이민자로서의 외로움과 삶의 무게 때문이었습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인생에서 조금 어려운 일이 있었는데 마음 치유의 과정으로 제가 도자기를 취미로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 만난 호주 선생님께서 저를 저에게 이제 도자기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해주셔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낯선 환경 속에서 배우게 된 도자기는 이민 생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됐습니다.
단순한 취미로 시작한 도자기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결심했습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처음에 도자기를 배울 때는 제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었어요. 그래서 도자기 이런 스케일이나 이런 지식 같은 거를 배울 때 영어를 잘 못 알아 들어가지고 그런 점들이 너무 힘들어서 너무 그냥 관두고 싶었는데 한 1년 정도 열심히 하고 지나다 보니까 친구들이 또 많이 생기더라고요.]
영어 실력도 부족한데 미술을 전공하겠다는 말에 주변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혜령 씨는 포기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낯선 언어와 문화에서 고군분투하며 느낀 한국인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적 지식을 덧붙여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리나 벌나베이 / 도예가 & 작업실 동료 : 혜령의 한국적 배경이 도자기뿐만 아니라 제 삶에도 다른 관점을 가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손으로 흙을 빚으며 작품을 만들다 보면 저절로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마음 덕분일까요?
2021년부터는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예술을 통한 위안과 행복을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있습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호주에서 아시안 백그라운드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게 솔직히 저는 쉽지 않았어요. 언어적 문제도 있었고요.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문화적 차이 때문에 겪은 서로의 소통이 어려운 점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었고 그러다 보니까 호주 분들 한 분 한 분 저를 이제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 주시기 시작하더라고요.]
작가와 큐레이터로서 그동안 참여해온 전시회는 총 32회.
큐레이터로 기획한 전시만 11건이 넘는다는데요.
최근에는 공예를 통해 작가들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전시를 열어 한국과 호주 등 동서양을 막론한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전태림 / 한국 작가 : 혜령 큐레이터님은 우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하시고요. 식견이 아주 높으세요. 아시아 문화와 한국 문화에 대한 식견이 높으니까 저처럼 한국적인 베이스로 작업하는 작가들에게 많은 조언도 해주시고 협업하기에 아주 좋은 큐레이터입니다.]
[키스 아이저 / 전시회 관람객 : 매우 흥미로운 전시회이고, 현재 시드니에서 진행되고 있는 창의적인 전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무 조각 작품이 인상적이었어요. 각도와 곡선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아요.]
[최유진 / 전시회 관람객 : 동양적인 또 차분함이 또 느껴지는 것도 좋고 한국의 그런 전통 패턴이나 미가 살려진 아트를 또 볼 수 있어서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로서, 그리고 큐레이터로서 언어의 벽을 넘어 예술에 대한 진심을 전하는 혜령 씨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김혜령 / 호주 큐레이터 : 언젠가 기회가 생긴다면 제가 이렇게 한국 갤러리를 호주에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국인만을 위한 한국 작가만을 위한 그런 갤러리요. 반대로 또 호주에 굉장히 재능 있는 작가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한국에 소개를 시켜드리는 일도 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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