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이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을 사는 가운데 특히 아랍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심기를 건드려 '패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랍연맹은 이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는데요.
강재은 기자입니다.
[ 기자 ]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 슈퍼볼을 보기 위해 전용기를 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자지구 재건 구상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9일) > "가자지구의 일부를 다른 중동국에 재건하도록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후원을 받아 재건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는 가자지구를 소유하고, 점령하고, 하마스가 다시 들어오지 않도록 할 겁니다."
하지만, 이번 구상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자극해 그동안 트럼프가 공들여온 중동 평화 계획에 타격을 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의미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중동 평화 구상의 핵심으로 삼았고, 이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수교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을 낮춰 심각한 패착"이었다고 AFP는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지적했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오는 27일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아랍연맹은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온 유럽 동맹국들도 잇따라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 올라프 숄츠 / 독일 총리 (현지시간 9일) >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은) 스캔들입니다. 휴전이 시작됐지만, 폐허가 된 가자지구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끔찍한 표현입니다."
CNN 방송은 미국의 "도발적인 외교 정책 아이디어"가 트럼프 2기 정부에 우호적이었던 서방국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 허니문'이 끝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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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은(fairy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