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게 곽종근 전 사령관의 일관된 증언인데, 윤 대통령은 "수고하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며 이걸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곽 전 사령관을 옆에서 지켜봤던 특전사 관계자의 말은 다릅니다. 대통령으로 보이는 전화를 받은 뒤부터 "상황이 심각해졌다"고 진술한 겁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비상계엄령이 내려진 당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에게 전화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혀왔습니다.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탄핵심판 6차 변론) : 제가 얘기하는 것, 장관 지시하는 것, 대통령 지시받고 얘기하는 것 이런 내용들이 전체 인원들까지 라이브로 생방송이 돼 버렸습니다.]
같은 시각 곽 전 사령관과 사령부 내 지휘통제실에 있던 특전사 방첩부대장 김모 대령은 4일 새벽 0시 30분과 40분 사이 곽 전 사령관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뒤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고 기억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 바로 옆에 있던 대원에게 (통화 상대가) "'코드 원'인 것 같다"는 말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코드 원'은 대통령 전용기를 지칭하는 군 용어로 통화 상대가 윤 대통령이었단 뜻으로 해석됩니다.
윤 대통령도 통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탄핵심판 6차 변론 : 우리 (곽종근) 사령관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하니까 '저는 지금 지휘통제실, 지통실에 있습니다' 해서 '그럼 화상으로 보는 거군요' 하고 수고하라고 저는 전화를 바로 끊었습니다.]
하지만 김 대령의 진술대로라면 국회의원 150명이 집결한 소식이 알려진 직후 통화가 이뤄졌고 이후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로 진입을 시작했습니다.
통화 이후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김 대령의 진술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통화에서 국회의 의결을 방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겁니다.
김 대령은 4일 새벽, 김 전 장관이 특전사 병력을 선관위로 재투입할 수 있겠냐고 곽 전 사령관에게 건 전화 내용도 기록해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김 대령이 증거로 제출한 메모지엔 통화 시각인 새벽 2시 13분과 욕설이 함께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구본준 이경 / 영상편집 이지훈 / 영상디자인 김현주]
윤샘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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