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턴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저희가 취재한 내용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이 폭동을 주도한 이른바 '녹색점퍼남', 한때 JTBC 취재진이란 가짜뉴스가 퍼졌지만, 잡고 보니 쇼핑몰을 하는 20대 자영업자로 드러났죠. 그런데 저희가 더 취재해보니, 전두환씨를 지칭하는 '전땅끄'란 이름을 쓰는 'MZ 자유결사대'라는 윤 대통령 지지단체의 발기인으로 확인됐습니다.
단체 차원에서 폭동을 사전 모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는데, 먼저 심가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심가은 기자]
서부지법 유리창을 깨고 소화기로 유리문을 내리치더니 쇠막대기를 들고 판사를 찾아다닙니다.
이른바 녹색점퍼남, 29살 전모 씨입니다.
[전모 씨/'녹색점퍼남' (지난 1월 19일 새벽) : 국가를 전복한 XX들을 잡아 처넣어야 할 거 아닙니까!]
JTBC 취재진이라는 가짜뉴스가 퍼졌지만 전씨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습니다.
쇼핑몰 대표 전화번호인 전씨의 휴대전화는 며칠째 꺼져 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 모임인 'MZ결사대'에서 전두환 씨를 지칭하는 '전땅끄'란 예명으로 활동했습니다.
[김모 씨/MZ결사대 간부 : 공식 조직을 출범시키려고 이제 발기인 모집하는 과정 중에 서명을 받은 것들이 있어요. 전OO가 동의 서명을 하셨네요. ]
결사대 측은 '개인적 일탈'이라며 전씨와 선을 그었습니다.
[김모 씨/MZ결사대 간부 : 그 친구는 그냥 혼자 다니는 친구였어요. 채팅방에도 등장 안 하고. 근데 항상 현장 가면 있는 친구야 항상.]
[이모 씨/MZ결사대 간부 : 그 친구가 워낙 조용한 친구였어 가지고 그런 행동을 했을 거라고 저희는 상상도 못 했고…]
전씨가 자기네 단원인지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심모 씨/MZ결사대 간부 : 우리 사람인지 모르고 막 댓글에다가 'JTBC 기자였네' 그랬는데 (다른 간부가) 웬만하면 일단은 안 잡히게끔 얘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폭동 다음날 MZ결사대 단체대화창에서 한 회원은 "한 번쯤은 있었어야 할 일"이라며 "국민저항권"을 운운했습니다.
MZ결사대 게시판에는 "전쟁이 시작됐다" "끝까지 항전하자"는 과격한 표현들로 가득한 '항전결의문'도 올라와 있습니다.
논란이 됐던 백골단과 교류하는 사진도 포착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반대로 이번 서부지법 폭동사태의 주범이 MZ결사대라고 주장하는 쪽도 있습니다. 다름 아닌 전광훈 씨가 주도하는 광화문파. 전광훈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다른 쪽으로 책임을 돌리려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자 MZ결사대 역시 "전광훈 쪽의 후원 제의를 거절했더니 보복성으로 덮어 씌우기 하려는 것 같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서 정인아 기자입니다.
[정인아 기자]
전광훈 씨 측 광화문파는 MZ결사대를 저격하고 있습니다.
[유리창 깨고, 소화기 부수고. 얘가 주범이야 얘가. 그런데 얘가 뭐 하는 애냐?. MZ결사대야, MZ결사대. 얘네들이 다 서부지법 사태의 선동꾼들이었던 거예요.]
경찰이 전광훈 씨를 폭동의 배후로 수사하는 상황에서 타깃을 MZ결사대로 돌리고 있는 겁니다.
그러자 MZ결사대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폭동 사태 이전에는 광화문파가 후원 제의를 해왔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MZ결사대 간부 : 전광훈 목사님 쪽 대국본에서 먼저 저희 쪽으로 접촉을 시도하셨어요…저희를 여러모로 돕겠다고 했는데 거절을 했거든요.]
후원을 거절했더니 폭동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모 씨/MZ결사대 간부 : 흡수가 안 되니까 이제 깨려고 하는 것도 있고… 지금은 또 공을 돌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서부지법 배후세력으로. 여기(MZ결사대)서 서부지법 폭동 주도했다.]
실제로 전광훈 씨 측은 탄핵 반대 집회에 청년층을 앞세우려는 시도를 계속해왔습니다.
[전광훈/사랑제일교회 목사 : 젊은 애들이 연설도 잘해요. 이제는 내가 힘이 절반도 안 들게 생겼어.]
정작 MZ결사대도 폭동을 선동한 세력은 따로 있다며 또 다른 집단으로 책임을 넘겼습니다.
[이모 씨/MZ결사대 간부 : 북치고 막 거기 일부 선글라스 끼고, 군인 복장같이 입고 온 사람들이 막 들어가라고. 남자들 다 (법원에) 들어가라고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계속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저도 어디 소속 사람들인지 모르겠는데.]
대국본 측은 "MZ결사대 후원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용산포럼TV' '락TV' '이병준TV' '전광훈TV']
[영상취재 김진광 / 영상편집 박수민 / 취재지원 구영주]
정인아 기자, 심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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