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세 사기, 전셋값 상승 등의 요인으로 몇 년 새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최근엔 전세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비교적 영향이 적었던 서울 아파트에서조차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철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최근 2년 새 임대차 거래가 가장 많았던 서울 송파구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2년 전 8억 1천만 원이었던 84제곱미터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지난해 말 10억 원으로 약 23%가 올랐는데, 올해도 전셋값은 줄곧 상승세입니다.
[부동산중개인 (음성변조)]
"(84제곱미터) 요즘 전세가 지금 11억에서 지금 12억 선이거든요."
보증금 부담이 커지다 보니, 월세를 선택하는 비중도 적지 않습니다.
이달 들어 등록된 이 단지의 임대차 계약은 모두 33건인데, 절반에 육박하는 16건이 월세입니다.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건 전세사기가 불거진 2022년 이후 이어져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공동주택의 월세 비중은 57.7%로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주로 빌라 시장에서 전세를 꺼리던 것이 원인이었는데, 최근엔 비교적 영향이 적었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은 44%로, 최근 2년 사이 최고치였습니다.
전세가는 크게 올랐는데 대출 규제로 전세 대출 한도가 오히려 줄면서, 부족한 보증금만큼 월세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주택담보 대출을 막은 상태에서 전세금 대출까지도 제1금융권은 지금 현재 막힌 상태거든요. 임대료를 올릴 때 월세로 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실제 지난해 4분기 월세 거래 계약 가운데 31.6%는 갱신 계약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세 대출도 임차인의 소득 등 상환 능력을 반영해 보증 한도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세입자의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보증을 내줬는데, 대출 요건을 더 까다롭게 바꾸기로 한 겁니다.
이 때문에 전세의 월세화는 올해도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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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78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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