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안건을 수정 의결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 주장을 인권위가 받아들인 건데, 회의에 참관했던 야당 의원들은 "인권위가 사망한 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구민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가인권위원회가 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권고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인권위가 직접 나서서 헌법재판소에 엄격한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라고 권고하겠다는 겁니다.
김용원 상임위원이 주도한 이 안건은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 내란죄 피의자들의 방어권만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김 위원은 어제도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며 "헌재가 판단할 권한이 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인권위원이 "헌재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안건은 재적 위원 11명 가운데 6명의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인권위가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여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겁니다.
[조지연/국민의힘 의원]
"그동안 무리한 불법 영장 집행과 또 구속 수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매우 컸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는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 등 내란 동조 세력을 구하기 위한 내용을 통과시킨 인권위원들의 폭거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의에 참관한 야당 의원들은 "인권위가 사망한 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원에서 결정하는 사안들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래라저래라 혹은 판단하는 그런 상왕 정치를 하게끔 되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폭력이 승리한 날"이라고도 했습니다.
안건 통과를 방해하는 자들을 막겠다며, 인권위 건물을 점거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겨냥한 겁니다.
"1층하고 지하를 사수하면 될 것 같아요. "
이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야 이 개XX야."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분까지 확인했습니다.
"어떻게 오셨죠? 어디 기자님이세요? "
아무 법적 권한도 없는데, 자경단처럼 나서서 출입을 통제한 겁니다.
지지자들은 경찰이 추가 투입되고 나서야 빠졌고, 이들의 바람대로 윤 대통령의 방어권 권고안이 상정돼 통과됐습니다.
인권위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해당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접수한 뒤 논의를 거쳐 결정문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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